마음의 고향에서 보내는 이야기(2) - 혜룡스님(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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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23-12-03 08:33 조회612회 댓글0건본문
추운 겨울철 잘 지내고들 계신지요?
겨울철 추위와 매서운 바람에도 축서사에서는 낙엽을 쓸고 월동준비를 하며, 신도님들의 도움으로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에 걸쳐 배추 1,200포기와 무 500개에 대한 김장을 원만히 마무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김장을 하면서 신도님들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며 느낀 점은 “평소 절에서 신도님들한테 많은 신경을 써드리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일들을 해 주실까”하는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절일에 항상 도움을 주시며 무주상보시를 실천하시는 신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추운 날씨에 일을 하고 나면 밖으로 나가기 싫어지고 따뜻한 방 안에만 있고 싶어지는데.....
문득 어린 시절 이불 하나에 가족들이 함께 다리를 넣고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던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전설의 고향”같은 것은 지금 보면 안 무서운데 그 시절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눈을 가리기 위해 이불을 당기면 형님들도 서로 이불을 당기며 실랑이 하던 생각이 납니다.
아련한 그 추억을 함께 하시던 할머님과 아버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시고 이제 어머님만 계시는데, 한번 가면 오지 않는 세월의 흔적에 가슴이 아려오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원 드리며, 이번 겨울이 가기 전에 가족들 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추억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할 이야기는 우리 신도님들이 오랫동안 해 오셨고 평소 생활화 하시고 계시는 염불 수행에 대한 저의 짧은 소견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염불(念佛)은 단순히 목탁 치고 예불 드리고 소리 내어 독경하는 것만이 아니고 말 그대로 부처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천수경을 독송할 때에도 습관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눈과 귀와 마음을 집중해서 나와 부처가 둘이 아니고 본래 하나임을 재확인하는 것이 염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염불은
칭명염불(稱名念佛)-부처님의 명호를 외우는 염불.
관상염불(觀像念佛)-부처님의 원만덕상을 눈으로 관찰하는 염불,
관상염불(觀想念佛)-눈이 아닌 마음으로 부처님의 자비광명 등 공덕을
생각하는 염불.
실상염불(實相念佛)-중도실상의 진여불성 자리를 생각하는 염불
여기서 염불할 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염불을 하다보면 한 글자 한 글자에 집중하며 소리를 듣고, 보고, 뜻을 새기며 한순간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본인은 집중해서 염불 한다고 하면서 뜻을 새기지 않고 습관적으로 소리를 내면서 하는 경우를 경계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더라도 어떤 분들은 속사포처럼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하고 굉장히 빠르게 염불을 하는 분이 있는데 이런 것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나 화두참선을 하거나 염불을 할 때 집중한다는 것은 머릿속의 생각으로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고 내 몸을 벗어나 염불하는 사람(주관)도 없이 오직 전체 세계가(전체라는 인식인 객관도 없이) 하나가 되는 관세음보살 이어야 하기에 칭명염불부터 착실히 수행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분별을 다 벗어나서 전체로서 하나가 되어야만 합니다.
“관세음보살” 칭명염불을 예로 들자면 처음에는 염불하는 사람이 소리를 내며 그 소리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듣는 것을 반복하며 관세음보살에 집중하는 것인데,
처음에는 염불을 하면서도 나, 나의 소리, 시각 냄새 등의 주변상황에 대한 감각이 인식되며 의식이 분산되어 있지만,
칭명염불을 열심히 하다보면 내가 염불을 하고 있고, 내가 소리를 내고 있고, 내가 소리를 듣고 있다는 틀을 벗어나 전체세계에 모든 것이 통합된 하나로 존재(존재한다는 인식도 없어야 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칭명염불을 거쳐 수행이 깊어지면 같은 방법으로 관상염불 등 다음 단계의 수행을 열심히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실상염불은 앞의 세 가지 염불 수행을 깊이 있게 하였을 때 가능한 것이지 처음부터 부처자리를 관(觀) 한다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주변으로...세상으로...우주로 확대되어 “나”“인식의 대상” 같은 주관(主觀), 객관(客觀)이 없어진 오직 하나의 부처자리만 있다는 것을 체감하여야 하는데, 그것이 단순히 생각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에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말고 집중하며 칭명염불부터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염불이든 참선이든 집중해서 수행할 때 보이는 것이나 냄새나 소리, 몸의 상태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은 주관(보는 이, 듣는 이)과 객관(보여지는 대상, 들리는 소리)으로 나누어져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입니다.
수행에 있어서의 원칙으로 “뭔가 보여지는 것이 있고, 알아지는 것이 있고,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잘못된 수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잘못된 수행을 하면 머리에 열이 올라 상기가 되고 혈액순환에도 지장을 주어 몸이 아파지기도 합니다.
몸에 문제가 생기고 수행에 진전이 없으면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 속에서 수행에 전념하기는 점점 어려워 질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자신의 수행과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점검하고 확인하며 앞으로 나아가야지 머릿속 생각으로만 집중하는 것을 일념이 지속되며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은 버려야 합니다.
착각에 빠져 공부를 성취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을 “착각도인” “허공도인”이라고 합니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 속에서 수행에 전념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착각 속에 빠져 허공을 허우적대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축서사 큰스님 같은 선지식이 계실 때 더 열심히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수행은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듯이 조급하지 말고 천천히 매 순간 순간 깨어 있으면서 또한 편안한 마음으로 정진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신도님들은 초하루 기도나 평소 예불 등에 참여도 하시고 보궁기도에도 참여 하시어 단계적으로 염불수행을 하시면서 염불삼매에도 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염불삼매가 쉽게 되기는 힘들지만 스님들과 신도님들이 함께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수행하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다 보면 꼭 이루어지리라 확신합니다.
추운 날씨에 몸 관리 잘 하셔서 아프지 마시고,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특히 축서사와 평생을 함께하시며 도움을 주신 노보살님들이 세월의 무게에 요양원이나 병원에 많이들 계시는데 힘내셔서 조금이라도 더 축서사와 함께 해 주시며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총무 혜룡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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