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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의 나이테에다 애틋한 그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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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왕봉 작성일06-02-24 21:05 조회2,623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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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송(老松)--백선영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노송 한 그루
언제나 그 자리에서
고향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물고기 비늘
노송의 껍질에서
해조음이 부서지고
치대는 물소리에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젖어있다

아버지의 붓끝에 돋던
송연(松烟) 내음
가슴속 깊이 파고들어
수묵으로 짙어진 허리에
해마다 소원 하나씩 감기고 있다


산 아래 산다--백선영

하늘은
해와 달
별들과 더불어

위에 살고

아버지는
물과 흙
나무가 되어

속에 사시고

우리들은
해와 달의 메아리
떨어지는 별똥별을 세며
하늘을 이고

아래 산다.



---만리의 타국땅에다 아버님의 유해를 묻어놓고 흘러가는 세월 따라 애틋한 마음을 노송의 나이테에다 그려넣고 있는 시심이 고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슴 짠하게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또한 '산 아래 산다'는 그 간결명료한 시행 안에다 우리들 존재의 근원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서정적인 메시지를 진하게 전해주고 있는 가작이기도 합니다.

http://cafe.buddhapia.com/community/ungeo

댓글목록

연화심님의 댓글

연화심 작성일

아버지는 물과 흙 나무가 되어 산 속에 사시고~~ 처음엔 지나쳐 읽었는데 다시 새겨보니 정말 애통한 표현이네요~~~

서현숙님의 댓글

서현숙 작성일

정말... 연화심님 말씀처럼 그러네요... 보덕행 _()_

천왕봉님의 댓글

천왕봉 작성일

이렇게 답방을 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운산거정님의 댓글

운산거정 작성일

행을 바꾸려고 엔터를 쳤더니 올려져 버렸네요.  계속 붙여쓸 수밖에 없나 봅니다. 시는 문학의 정수이자 예술의 꽃입니다. 슬픔도 빚어내면 아름다움으로 승화하고 눈물도 다독이면 구슬로 꿰입니다. 꽃은 늘 보아도 아름답고 시는 오래 새길수록 맛이 나고 향기가 짙어집니다. 맑고 잔잔한 시로써 감성의 가슴으로 끌어내는 일이 깨달음의 지혜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됩니다. 감성은 생각하지 않고 느끼는 것이어서 의식의 물결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