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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 '부처님 오신 날' 큰스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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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영 작성일12-05-29 11:34 조회3,626회 댓글4건

본문

[죽음의 문화에서  
    생명의 문화로]
 
③봉화 축서사 무여 큰 스님
 
"부모가 참스승 되고자 노력하면
   자녀도 인격적으로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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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꽃피워야 할 청소년들이 자살을 선택한다.
그들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나락으로 자신을 내던진다.
왜일까.
우리는 여기서 행복을 떠올려본다.
 
가정에서의 대화 단절과 불화, 학교에서의 폭력, 따돌림, 학업 스트레스….
그들에게 과연 행복을 느낄 만한 여유가 있을까.
우리의 소중한 자녀인 청소년들의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있는가.
 
지금으로부터 2천500여 년 전이었다.
인도 한 왕족의 태자로 태어난 부처님은 중생들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지켜봤다.
‘왜 중생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고통 속에서 살까’라는 화두에 휩싸였고 왕국에서의 풍족한 삶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고행의 길을 걸었다.
중생들이 행복할 길은 무엇인지를 깨닫기 위해서였다.
결국 부처님은 행복하기 위한 깨달음을 얻었고 행복은 불교의 최대 목표가 됐다.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은 지금의 청소년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봉화 축서사에서 무여 큰스님(71)을 만났다.
무여 큰스님은 “청소년 자살과 관련해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개탄했다.
가정과 국가의 장래를 볼 때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인데 자살이 잇따르면서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은 무언가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청소년의 문제는 바로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되뇌었다.
무여 큰 스님은 걱정 어린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존경받을 수 있어야
 
-지금의 청소년 문제는 결국 가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10대는 심약하고 충동적이며 자기중심적으로 비칩니다.
대부분 풍요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태어나 큰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습니다.
이 때문에 따돌림이나 희롱 등 작은 역경과 고통도 참고 이겨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청소년일수록 심각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혼이나 재혼 등으로 말미암아 문제가 생기고 부모와 대화가 단절되며 가정에 싫증을 느낍니다.
가족에게서 소외감과 외로움, 우울증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무가치함을 느껴 불안정한 정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자살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우리나라 부모는 자녀가 아무리 성장해도 아직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쯤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히 차 조심하라, 식사 잘해라, 친구 잘 사귀라 등 평범한 이야기를 하지요.
하지만 자녀가 성장하면 그 연령에 맞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자녀의 나이에 맞는 부모 역할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려면 부모도 그만한 능력과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자녀에게 올곧은 이야기를 해주려면 부모 스스로 그런 자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죠.
부모는 자신의 행동에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면서 자녀에게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하라고 가르치면 자녀는 받아들이기 어렵죠.
굳이 말로 가르치지 않더라도 행동으로 자녀가 존경하면서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평소 불자에게 경전을 많이 읽고 웬만하면 내용을 외워서 실천하라고 가르칩니다.
경전의 말씀은 결국 인생론이기 때문에 그대로만 행동하면 자녀는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경전의 말씀을 그대로 따르기 어렵더라도 부모가 진정한 스승이 되고자 노력하고 애쓰는 모습만 보여도 가정은 훨씬 좋아집니다.
또 자신의 피붙이를 섬길 줄 알아야 합니다.
보통 부모는 자녀의 인격이나 존재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처님은 모든 생물을 인격적으로 대했습니다.
부처님은 태어날 때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높다)이라고 외쳤습니다.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합니다.
인격적으로 섬겨야 좋은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어떤 난관도 참고 견디며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함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작은 꾸중만 들어도 마음속에 깊은 상처가 남는 것도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너무 나약하게 키운 부모들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과보호로 키우지 말고 세파를 경험케 해야 합니다.
 
◆꾸준히 참선하면 잡념 없어 행복해져
 
-청소년 문제에 청소년 스스로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청소년 폭력이나 자살 문제가 많은 것은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닦는다는 것은 마음을 넉넉하게 하면서 맑게 하는 것입니다.
사춘기 학생일수록 이런저런 번뇌 망상이 많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마음은 더욱 복잡해지고 다난해집니다.
그런 것이 고행이나 괴로움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참선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 30분, 저녁 1시간을 투자해 참선을 해보면 좋습니다.
굳이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학교 첫 수업 시작하기 전 10~30분 정도라도 참선을 해보세요.
‘나는 누구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따지며 반성해 보세요.
자신에게 집중하면 복잡한 생각들이 다 없어집니다. 학교 차원에서라도 하루에 얼마 동안 참선을 장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나라 학교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참선을 통해 지금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선(禪)은 인간이 행복하게 살고 삶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화두법이나 호흡법 등으로 선을 하면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우리 인간은 생각 하나하나가 모두 괴로움입니다.
선을 통해 잡스러운 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고요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가마솥에 물 끓듯 일어나는 잡스러운 생각이 고요해지고 안정이 되며 마음의 평화를 느낍니다.
전신에서 묘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는 것이지요.
참선에 일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 들고 재미가 생깁니다.
어딜 가도 세상 만물이 즐겁게 보입니다.
지구촌에 사는 사람이 하루 1시간 이상만 참선해도 지구촌은 정말 살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인성 쌓는 분위기 만들어야
 
-청소년 문제에서 선생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교육자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무엇보다 교육자의 덕목은 학생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말로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존경할 수 있도록 대승적인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넓게 가지고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가르치는 행위를 직업적인 것으로 보기보다는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행위로 여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자신을 희생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올바른 지도가 되고 학생들이 곱게 자랄 수 있습니다.
입시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사람답게 만드는 인성이 더 중요합니다.
사람만 잘 만들면 어디를 가든 잘 지내고 출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현재 학교 현장에서 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사법 시험에도 국사가 단지 선택으로 돼 있지요.
국사는 우리의 뼈대이고 조상인데 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대학에 들어가면 도덕이나 윤리와 관련된 학문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있는 학과도 없애는 실정이지요.
사람은 큰 틀에서 키워야 합니다.
당장 사회에 써먹을 수 있는 컴퓨터 활용에만 집중합니다.
윤리와 도덕이 있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국가가 됩니다.
윤리나 인문, 철학 계통을 중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그냥 가르치는 교육에 익숙합니다. 학생들이 그냥 듣기만 해서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자기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자기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인성을 쌓을 수 있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댓글목록

담미님의 댓글

담미 작성일

영영님 조은글 귀한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우리부모님이 일찍부터 불자였더라면 ...
얼마나 조았을까요 ....  ㅠㅠ  ....

법융님의 댓글

법융 작성일

그신문 읽고서 '어쩌면 영영선생님이
홈페지에 올려주시겠지' 했더니
역시나 이군요, 제짐작이 딱 드러맞았군요
어쩠던 고맙습니다.
축서사 문수보살님이 영영선생님을
이끌어 들이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영영님의 댓글

영영 작성일

과찬이시로군요.
감사합니다.^^

마하심님의 댓글

마하심 작성일

참선하는 아이들...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해집니다.^^
큰스님 기사 잘 봤습니다.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