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기다림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재호 작성일12-05-21 11:20 조회3,107회 댓글4건

본문

누군가 할머니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나요?
내게 물으면 기다림 같아요
누구나 삶은 기다림이라고들 하지만
할머니는 누구보다더 기다림 이라는 절실함을 안고
사신분입니다
젊으신세월은 늘할아버지에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셨고
하나둘 자식들이 출가하고는 어느새 젊음은 온데간데없고
아픈몸과 외로움이 그림자처럼 곁에머물게 되었어요
중년의 나이에는 자식들이 할머니 마음에 가득하셨어요
 
황혼의 나이에는 자식과 이쁜손자들이 오려나
멍하니 베란다 너머를 바라보시며 그자리를 지키셨어요
바쁘다고 힘들다고 자주뵙지 못한 죄스러움에
늘 바깥을 바라보시던 할머니가 떠오르네요
가슴까지 울리는 울음조차도 보고픔은 그대로입니다
 
누구나 소중한분은 있읍니다 그분에게
기분좋은 말한마디 늘마음 편하게 좋은이야기만 하고
살려고 노력하면 제가슴에 평생을 가져갈 아픔이 좀작아질거 같아요
 
 

댓글목록

담미님의 댓글

담미 작성일

음 ...  그러셨군요 ...
기다림의 세월을 사신 할머님 이시군요 ...
저도 서서히 재호님의 마음에 물들어 가는것만
같네요 ...
소중한 사람에게 좋은말만 하며 살도록
노력할께요 ...
재호님은 진짜 노력하셔야해요 ...

영영님의 댓글

영영 작성일

우리들의 생은 지나고 보면
‘모든 것이 다 기다림의 연속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할머니의 오랜 기다리심을 잘 이해해 주시니
할머니께서도 굉장히 행복하셨을 것만 같으시네요.

능엄화님의 댓글

능엄화 작성일

젊음과 늚음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사는지 생각합니다
어디에 내가 있는지 생각합니다.
늙어서 나는 무엇을 기다릴까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까 생각합니다.

원행화님의 댓글

원행화 작성일

울 할머니도 그러셨어요
초등학교 다닐 땐 학교마치면 감자랑 고구마를 삶아 간식 챙겨주시고
중학교 땐 추운데 종아리 언다고 따뜻한 이불을 펴놓고 기다리셨다가
고등학교 땐 마을 어귀 버스정류장에서 늘 손녀 오길 기다리셨고
대학 땐 골목 어귀에서, 집에서 직장 다닐 땐 집 앞에서,
결혼하고 나서는 마루에서 나중엔 기력이 떨어지셔서 방안에서 방문이 열리면
󰡒늘 배실이 왔나?󰡓 하시며 손녀를 기다리셨지요
어렸을 적 나중에 돈벌어서 맛있는 고등어 사드린다고 그랬는데...
과연 몇 번 사드렸다 생각하니 죄스런 마음이 드는 날입니다.
어제가 돌아가신 울 할머니 102번째 생신이셨습니다.
더욱더 할머니가 많이 그리웠는데
한재호님의 글을 보니 가슴 깊이 사무칩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불러봅니다

 할~~매... 울 할~~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