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축서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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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琴超 작성일10-10-07 12:13 조회2,421회 댓글1건본문
봄날, 축서사에서
유병일
사는 일은 번뇌다
봄날, 벙거지 쓰고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아
동박새, 종일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고
구름이 제 그림자를
법당 지붕에 오래 내려놓으려는 것도
다 번뇌 때문이다
生에서, 번뇌가 강물처럼 이어진대도
당장 울 일은 아니야
먼 산 소나무, 푸르게 끼리끼리 산다지만
가까이 가면 혼자 서 있다
건너 소나무 밭에 식솔을 거느리고 간 산벚이
가슴을 터트려 얼마나 장관이냐
알고 보면
꽃잎이 민가로 날리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地上에 사는 일은 누구나 번뇌다
가끔은 노스님도 뒤란을 서성거리시고
절집, 철지난 싸리 울타리에
뚝, 뚝 꽃잎이 여여如如하구나
꽃이 지는 것도
후년, 봄을 기다리는 사람도
사는 한 번뇌다
011-531-2171
댓글목록
법융님의 댓글
법융 작성일
축서사를 한눈에 다 바라보는 듯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나를 찾지않고
후년 봄을 기다림은 욕심
번뇌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는 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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