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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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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의주 작성일09-11-23 10:02 조회2,080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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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의 약속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방이 방 한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두듯 마음에 봄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다.
  수십년 혹은 백년 전 부터 살아온 나무들,천둥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몽긋이 앉은 그 나무들의 울울창창한 고요를 나는 미륵들의 미소라 불렀다
  한 걸음의 말도 내놓지 않고 오롯하게 큰 침묵인 그 미륵들이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하였다.
  그러나 전나무숲이 들어 앉았다 나가면 그뿐,
  마음은 늘 빈집이어서 마음안의 그 둥그런 고요가 다른 것으로 메워졌다.
  대나무가 열매를 맺지 않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 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 것
  그것이 빈집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문태준-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 것이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오늘아침 제마음에는 따스한 햇살이 들어와 있습니다.
맑게 개인 하늘은 잿빛문수산도 반짝반짝 눈부시게 햇살을 비춰주고
여래심보살님이 타주신 따끈한 커피의 은은한 향기도 햇살과 더불어
마음에 행복함이 가득하게 해주는 고요한 아침입니다.
 
 
 
 

댓글목록

행복이란님의 댓글

행복이란 작성일

혼자가 아닌 둘이라서 행복하답니다.
이---쁜 옆지기에게 뭔들 못해주겠습니까?
매순간 옆에 있는 이가 있어서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함께하는 순간이 소중하다는걸 ..........
이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걸 안다면 모두가 소중하게 여겨질 것입니다.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화담님의 댓글

화담 작성일

우리네 마음이란 참 오묘하여서
 빈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한 없이 아름답고 또 따뜻하지요
 정말 살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이거든요. 
 마음 가득히 욕심으로 미움으로
 또 시기와 질투심으로 가득 채우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험하고 삭막하여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할 뿐이지요. 
 세상을 살다보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하더라도
 결과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지요. 
 우리는 최선을 다해 우리의 삶을 살아가고
 빈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삶의 결과를 수용한다면
 자연이 주어지는 축복만으로도
 우리는 시인이 되고  철학가가 되고
 마음속 가득히 사랑이 가득하고
 즐거움과 행복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행복이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잘 되진 않지만 늘 마음 비우기를 연습하며
 또 빈 마음 가득 행복을 주어 담으시고
 세상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 보십시오.
 아름다움이 넘실대고 있답니다.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마음 마음 마음이여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때는 온세상을 다 받아 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 지면 바늘하나 꽂을 자리 없구나 -달마-

마음이란 정말 알 수 없는 것~~

햇님반짝님의 댓글

햇님반짝 작성일

철마다 빈집은
드리워지는 그림자들이
또는 그림자에 비춰지는 모습들이 다르듯이

마음또한 그러한가 봐요
웃는 표정의 사진이 기분좋게 하듯이
빈집속의 사진도
항상 방글방글
그리고 따스함도 함께 채웠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