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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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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다다 작성일09-11-08 12:51 조회1,871회 댓글2건

본문

 
빗줄기가 소리없이 나리는군요.
어제가 입동이니 아마도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올해내내  열심히 님을 찾았지만
허전함으로 가득한 이 마음을 알 수 없어요. 
기도가 부족한 것이겠죠.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댓글목록

가을소나기님의 댓글

가을소나기 작성일

마른 하늘에 천둥번개가 칩니다. 
모처럼만의 여유을 시샘하는것인지  도무지 긴장을 놓을수가 없습니다. ^^
여기번쩍 저기번쩍,
조막만한 가슴을 쓸어내리게 합니다. 


' 그칠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아다다님의 댓글

아다다 작성일

놓을  때는 `탁` 소리나게 놓는 겁니다.^^
수고하신 당신께 감로차를 드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당신은 `그칠줄을 모르고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이겠죠`

아름다운 당신,
마주볼 다음 날을 기약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