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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미술 정점서 만난 한국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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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능엄화 작성일09-08-25 08:39 조회2,1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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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일본에 남은 한국미술』

 

                           존 카터 코벨 지음/ 출판사 - 글을 읽다

 

“1930년 처음으로 일본 나라와 교토에서 구다라(백제)관음 등 불상과 법륭사(호류지)건축, 회화가 포함된 아스카불교미술을 보았을 때 그 중 20%는 한국에서 직접 들여왔거나 한국의 강력한 영향을 입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미술사와 함께 한국미술사를 가르친 지 수년째 된 오늘날(1980년)에는 아스카 예술에 미친 한국의 영향은 95%까지 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저자 존 카터 코벨(1910~1996)은 미국 컬럼비아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수십년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본 미술사가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죽기 전 9년간을 한국에 머물며 한국문화를 탐색했는데, 일본 미술사를 파고 들면 들수록 뚜렷하게 드러나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 『일본에 남은 한국미술』은 50여년에 걸친 일본 미술사에 대한 탐구 결과물이다. 일본의 국보와 보물, 그들이 자랑하는 유물들이 본래는 한국의 것이었거나, 혹은 한국인의 손에 의해 제작됐다는 사실, 일본인들이 끝까지 감추고 싶어하는 그 비밀스런 문을 외국인 학자가 직접 열어 제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일본 미술사 탐구의 끝이며 또한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대미를 장식한 일종의 오도송(悟道頌)이다.

책에는 일본 속에 남아있는 한국문화유산을 탐색한 글50편이 담겨 있다.

한국무속과 일본신도의 비교로 시작된 글의 흐름은 아스카 문화를 꽃 피운 백제의 불교와 백제 미술의 보물 창고 나라의 법륭사를 집중 조명하고 뒤늦게 국적을 찾은 고려불화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또 이 과정에서 불교 탄압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 승려 화가들의 혼백이 담긴 수묵화와 중세 일본 속 한국 거점 사찰이었던 교토 대덕사(다이토쿠지)에 남아있는 우리의 다양한 불교유산, 그리고 일본에서 활동하다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졌던 우리 핏줄의 스님들 이야기가 마치 역사 추리소설을 읽는 듯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특히 행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눈을 떼기 어렵게한다. 중국, 일본의 작품으로 위장했던 고려 불화를 결국 일본인들이 한국불화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비화, 일본다도의 종조로 충앙받는 잇큐 선사가 사실은 한국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진실, 교토의 절 대덕사가 임진왜란 당시 일본 내 한국센터로 전쟁을 통해 일본 무장들이 우리나라에서 약탈해 간 다수의 한국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등이 화려한 도판들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저자는 동양 미술사학의 잔문가답게 적확한 용어 사용과 탁월한 문화적 안목, 발로 누비는 바지런함으로 일본인들이 감추고 있는, 아니 감추고 싶어하는 일본 속 한국의 위대한 유물들을 철저한 고증과 문헌탐구를 통해 입증해 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 미술사학자들을 비롯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예술품이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에 대단히 분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수천, 수만의 한국고미술품이 일본내 박물관, 절, 개인 소장으로 흩어져 있는데도 별로 분개하는 기색이 없다.

그 누구도 일본에 있는 수십만 점의 한국 유물을 반환하라고 말을 꺼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인보다 더한 애정으로 우리문화유산을 사랑했던 미국 태생의 동양미술사학자.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책은 우리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수준높은 평론, 슬픈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버무려져 다음 장을 재촉하는 예상외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법보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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