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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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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융 작성일07-07-25 21:34 조회1,83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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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인의 자세


우리 불자들은 기도를 매우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불교의 기도는 '마음을 비우고 해야 한다' 또는


'자기 자신을 위한 소원을 가져서는 안다'는 등의 말을 자주 듣기까지 한다.




물론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다급한 소원이 있는데 어떻게 마음을 비우고 기도할 수 있겠는가? 또, 일체 중생을 위한 기도라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나'의 해탈과 관련이 있으니, 따지고 보면 자신을 위하지 않는 기도가 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므로 기도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해, 기도는 비는 것이다. 도와 달라고 비는 것이 기도이다.


어떤 사람이든 힘이 있고 자신이 있을 때는 신심(信心), 곧 자기 자신의 의지로써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나약하고 자신이 없을 때는 의지할 것이 있어야 한다. 곧 신앙(信仰)이 필요한 것이다.


기도는 신앙이다. 신심이 아니라 신앙인 것이다. 따라서 기도를 할 때는 매달려야 한다.


내 마음대로도 남의 도움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불보살의 불가사의한 힘에 의지하여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매달리는 것이 기도인 것이다.




1) 간절한 기도


기도를 할 때는 지극한 마음, 간절한 마음 하나면 족하다.


복잡한 형식이나 고차원적인 생각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냥 간절하게 부처님을 생각하고


지극한 마음을 전하면 되는 것이다. 더 쉽게 이야기해 보자.


간절하다는 것은 마음을 한결같이 갖는 것이다. 기도하는 사람은 반드시 소원이 있기 마련이고, 그 소원을 이룩하고자 하는 마음하나로 뭉쳐야 한다.


"잘 되게 하소서. 잘 되게 해주소서. 잘 되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마음을 하나로 모아 간절히 기도하면 반드시 소원을 성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신라의 원효 스님께서는 기도하는 법을 이야기하면서,


"절하는 무릎이 얼음처럼 시려도 불 생각을 하지 말고,


주린 창자가 끊어져도 먹을 생각을 하지 말지어다"라고 하셨다.


이것은 얼어죽든 굶어 죽든 상관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다.


밥 생각, 불 생각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라는 것이다.


기도를 하다 보면 처음 얼마 동안은 마음이 잘 모이지만,


조금 지나면 갖가지 잡념들이 더욱 많이 일어나게 된다.


몸이 고단하다는 생각, 내가 올바른 방법으로 기도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


공연한 기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 이러한 생각들이 기도를 망쳐 버린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억지로 없애려 한다고 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억지로 없애려고 하면 더욱더 일어나는 것이 번뇌 망상의 속성인 것이다.


그러므로 회의가 생기고 잡념이 일어나는 고비를 만나면,


거듭 소원을 곧게 세우고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이렇게 간절히 기도하다 보면 일념삼매(一念三昧)에 빠져들게 되고,


잠깐이라도 깊은 기도 삼매에 빠져들면 불보살의 가피력을 입어 소원을 남김없이 성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요행수를 바라지 말라


둘째는 요행수를 바라지 말고 자력(自力)으로 기도하라는 것이다.


불자들 중에는 '기도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런데


그 까닭이 기도 법을 몰라서라기 보다는 마음의 자세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곧 기도를 하면서 요행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수십 년을 절에 다닌 신도조차 요행수를 바라며


기도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기도에는 요행수가 통하지 않는다.


태양은 어느 곳에나 평등하게 빛을 준다.


그리고 그림자는 그 빛을 받는 물체의 모습과 비례한다.


같은 태양 빛을 받는 사물일지라도 형상이 바르면 그림자가 바르고,


형상이 길면 그림자가 길며, 형상이 짧으면 그림자가 짧은 법이다.


이처럼 불 보살의 광명 정대한 자비는 언제나 중생들의 정성과 함께 할 뿐, 요행을 바라는 마음과는 결코 함께 하는 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중생들은 요행수를 바라고 기도를 하는 일이 많다.


심지어 "측신(厠神)에게 기도하면 재수가 좋다"는 말을 들으면 변소에까지 밥을 가져가서 기도를 하고,


'아무개가 족집게'라는 소문을 들으면 만사를 제쳐놓고 그곳을 찾아가 점을 보기까지 한다.


사실은 신(神)이 내린 용한 점쟁이라 할지라도 '내'가 아는 것 이상은 알지 못한다.


하다못해 '내'가 잠재의식 속에서라도 알고 있는 것이라야지,


점을 보러 가는 '내'가 전혀 모르는 것은 알아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들이 '나'도 전혀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은 그냥 넘겨짚어서 하는 말일뿐이다.


그러므로 헛된 것에 의지하여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불자라면 불 보살의 광명 정대한 자비에 의지하여 자기의 정성을 다 바치는 자력(自力)의 기도를 해야만 한다.




- 일타스님 법문중에서 -


모셔온 글입니다. 기도 잘 되십니까 ?

댓글목록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늘 좋은 법문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