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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참선법회를 다녀와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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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암 작성일07-02-27 02:44 조회2,357회 댓글4건

본문


공부하는 이에게는 두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처름으로 공부를 시작할 때의 어려움과 쉬움이고,


다른 하나는 오래도록 공부를 쌓았을 때의 어려움과 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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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여 큰스님의 두번째 참선법회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우리는 각기 다른 삶을 살다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이곳으로 모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아니다.



그러나 이 날 만큼은 아주 오래 전에 만난 사람처럼


스스럼없게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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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가운데는 오래도록 마음 딖는 공부를 한 사람도 있을 터이나, 오늘 처음으로


마음 닦는 맛을 느껴 보려는 사람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오래도록 공부한 이나 처음 공부하려는 이나 모두가 겪어야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이 공부가 쉽지 않은 공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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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참선을 하면 불편했던 마음이 편해지고


작았던 마음이 커지고


어두웠던 마음이 밝아지고


차가웠던 마음이 따듯해지고


어리석었던 마음이 지혜로워지고


막혔던 마음이 확 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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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참선을 하면 불편했던 마음이 더 불편해지고


작았던 마음이 더 작아지고


어두웠던 마음이 더 어두워지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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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인 것이다.


막혔던 마음이 확 트일줄만 알았던 마음 닦기 공부가


어째서 막힌 마음을 더 막히게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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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 조계종은 선종이라고 한다. 선(禪) 즉 마음을 닦는 공부를 위주로 하는 종파가


바로 조계종인 것이다. 조계는 달마대사로부터 여섯번째로 법을 이은


육조(六祖) 혜능 선사가 머물렀던 산의 이름이다.


그래서 승보사찰로 이름이 높은 송광사가 있는 산의 이름도 조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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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대사는 우리에게 안심(安心)의 법문을 전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달마대사는 불편했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가르침을 전한 것이다.


이 가르침을 훗날 여러 스님들이 화두라고 하는 독특한 선법(禪法)으로 발전시켰다.


우리는 그 법을 배우러 오늘 큰스님이 계신 축서사를 찾는다.


축서사를 찾는 마음은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다.


그것은 우리네 마음이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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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서사의 저녁 어스름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오랜 전통으로는 화두는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다.


화두의 생명은 설명하지 않는데 있다고 한다. 또 설명될 수도 없고


설명하면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다 죽어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화두 자체를 설명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화두를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큰스님께서는 무릅쓰고 화두를 애써 설명하려 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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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일을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화두도 일상의 본질이지만 설명할 수 없는 것임을 범부들이 어찌 헤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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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범부들은 입을 모아 화두는 어렵다고 한다.


열반에 드신 청화큰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존재의 세상 모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알아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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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어려운 삶의 문제를 쉽게 푸는 열쇠다.


하지만 그 열쇠를 넣을 수 있는 딱맞는 열쇠구멍을 찾아야하는데


그 구멍을 영 찾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열쇠를 들고도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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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오늘도 우매한듯 열쇠 같아 보이지도 않는 화두 하나를 들고


이 열쇠와 맞는 문구멍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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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여명이 넘는 분들이 전국 각지에서 마음닦는 공부를 하기 위해 모였다.


그것도 화두를 가지고 마음을 닦는 공부를 하려 모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두란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우리들은 화두공부를 한다고 이 자리에 모이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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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란 말머리라고 한다.


말의 머리란 뜻이 닿지 않는 곳을 말한다.


우리들이 이제 까지 배워온 어떤 뛰어난 학문과 지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곳에


바로 이 화두라는 것을 들이대면 풀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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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 우주의 진리의 실체가 보인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행자스님들은 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쌀을 씻고 밥을 짓는다.


하심(下心)말고는 화두를 들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이 분들은 몸소 실천함으로써


화두의 본질을 깨우쳐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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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공덕을 기꺼이 마시고 먹는다.


그 공덕들은 너무도 고마워서 우리들은 우리들에게 펼쳐진 삶의 문제가


아무리 어렵고 어렵다고 할지라도 그 공덕의 고마운 마음으로 쉬이 풀려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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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저물어가고 화두공부의 길은 점점 밝아오고 있다.


우리는 그 길을 조용히 밟으면서 걷고 있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사자도 조용히 숨을 고루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은 무릎을 꿇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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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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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연화심님의 댓글

연화심 작성일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그곳에 있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아쉬운 맘 더커지는 순간입니다 _()_

옆구리님의 댓글

옆구리 작성일

행자는 스님이 아닙니다.예비승려(사미승)도 아닙니다.일정기간  쉽게 말해서 최하 6개월은 중시집 살이를 해야만이 행자교육원에 가서 교육을 받고 예비승려증을 가질수 있는 사미가 된다.이때 비로소 법명도 주어지게된다.행자는 같은사찰안에 여러명이 행자생활 하고 있을경우 사람을 판별할려고 바깥성氏를 앞에다 부쳐 주행자,변행자,맹행자 이런식으로 부르는것이다.한사찰에서 행자생활하다가 뛰쳐나가는 사람도 부지기수며,이 사찰이 나하고 안맞다해서 다른사찰로 야밤도주 하는 사람도 많다)

법융님의 댓글

법융 작성일

안녕하십니까 ?. 참선에 많은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참선을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올려주시고 또 큰스님 법문을 녹움하셔서 올려주셔서 참석했던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서암님의 댓글

서암 작성일

법융거사님...그날 인사를 나누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