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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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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능엄화 작성일09-06-14 13:45 조회2,0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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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을 위한 기도..

 

                                                                  - 이  맘

 

 안녕하세요 ^^

 이맘 처자입니다.. ㅎㅎ

 불보살님의 가피를 나누며 또 여러불자님들의 이끔으로 저도 배우고자 합니다. 

 

 내용은 제목과 같이 결혼을 위한 기도 입니다.  

  제가 사랑이라 여기는 인연을 만나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장경 100 번을 읽으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을 듣곤 지장기도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말이죠..ㅎㅎ

  지장경 49번을 읽던 다음날이 일요일이었는데 어머니가 제게 아침부터 절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가끔 그러시는터라 아침 예불시간에 맞춰 가게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는길에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밤새 저때문에 진이 빠지셨다는 겁니다. 내용인즉 꿈에 어떤 험악한 남자가  다 쓰러져가는 썩은 초가집으로 저를 시집을 보낸다며 싫다는데도 억지로 끌고 가더랍니다.  어머니가 안된다고~~안된다고 밤새 실랑이를 하면서 도로 데리고 나오셨다는 겁니다.

 밤~새 용쓰느라 힘드셨다는 얘기셨습니다.

  저는 좀 의하했습니다. 내가 시집가고 싶은덴 한곳인데 어찌 이런 꿈을 꾸셨을까...어머니는 제 기도를 모르고 계셨던터라 더 의아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사실 짐작했지만 모른척 했을지도 모릅니다.

  지장기도 100회 독송이 끝날때쯤 저희 커플은 헤어졌습니다.  서로 바쁜 가운데 배려치 못하고 어쩌구 저쩌구한 이유였습니다.

 조금은 허무하게..슬픔을 남긴채로..

  그런 가운데 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금강경 기도로 이어가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더불어 지장보살님의 가피로 힘든 인연에서 벗어났음 이다 라는 말도 전해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들였을까요?

아니요..저는 오욕칠정이 익숙한 중생인지라 스님께 떼를 썼습니다. 그 업이 녹은것이 아닌가요? 그럼 다시 만나 잘 되면 안되나요~?? 하면서..

묵묵히 들어주시던 스님은 간곡히 금강경과 화엄경 약찬게 그리고 관세음보살정근을 알려주시곤 안거에 들어가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말이 통하지 않았던듯 합니다.

 저는 여전히 불보살님께도 떼를 쓰는 마음으로 다시 붙여달라고~만나게 해달라고~~

하면서 금강경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던 독송 20여일쯤이 지나서 그날의 독송을 마치고 합장하며 눈을 감는 1~2초의 순간 저는 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 살게됐을 미래를 보았습니다.

부엌과 방이 붙어있는 단칸방에서 갓난애를 포대기에 업고 거친모습으로 앉아있는 제 모습이었습니다. 또 늦은 밤 힘겹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불만과 세태에 찌든 그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는 학생이었으니 충분히 그 상황이 와 닿았습니다.

눈물 한 줄기 흐르더군요..

그럼 이젠 제가 오욕칠정 덩어리를 내려놓았을까요?

아니요...저는 이제 마음과 반대로 가는 상황에 짜증이 났습니다.

알았어요~~알았습니다~알았습니다~~~그러니까 기도 더 열심히 할테니까 이제 여기까지 알았으니까 이제 다시 붙여주시면 안되나요? 그냥...살래요...

이러면서 말이죠..

정신을 어디다 두었는지..막무가내인 제 자신을 보면서 믿을건 불법 뿐인지라 그런 못난 모습으로도 독송은 계속 해갔습니다. 그리곤 꿈을 꾸었습니다. 

제가 읽어준 불경의 공덕으로 그 값을 주겠다는 조상들이었습니다.

여럿이 몰려나와 언제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지 날짜를 일일이 알려주더군요..

결국 제가 옛 사람과는 더 이상 인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죠...

 

세번 이지요..

알아 들을때까지..

받아 들일때까지...

 

금강경에 보면 이것을 읽는 사람을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다 알고 다 보나니..라는 구절이 있는데..떼를 쓰고 말을 안듣는 나를 보시고 그에 맞춰서 이렇게 세번씩이나 ....

결국은 속세의 점술까지 보이면서 알려주시는구나...

부처님도 인연이 없는 중생은 구죄 할 수 없다 하셨는데 내가 인연이 다 했음에도 ...

힘겨운 반려자를 피해가라 이끌어주셨는데도 안듣는 나를 ..

이렇게 까지 ..될때까지 보살펴주시는 구나..

 세번씩이나 같은 말을 ... 알아들을때까지

내 근기에 맞춰서 이끌어주시는 구나..하고 그 자비에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그 후 한 스님으로 부터 그 남자의 업은 7 이고 너의 업은 3쯤 되니 다시 만날 일은 없을거란 말을 들었습니다.

( 우리 전생(前生) 업(業 )닦는 것이 천도재 란 글도 카페 검색해서 참고하세요..)

그렇게 달콤하고 세상없어도 진실하다 여긴 마음이 그저 업식에 따라 돌고 돌아 결국 다 소진되면 흩어짐이 한치의 오차도 없다는 것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불법을 믿지만..실은..저는 다를거라 생각한 걸까요..?

결혼을 위한 기도는 이쯤에서 그만 접게 됩니다.

하지만 큰 의문을 갖게 됩니다.

제가 기도를 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불법으로.

저는 그대로 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을까요?

하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제가 정법을 따르는 수행자라면..

모든 현상이 생기고 없어지는 것을 그저 가만히 볼 수 있게되는 수행자가 된다면..

 ..힘겨운 반려자를 만났다 한들 상관 없었을 겁니다..

 이것이 업이란 본래 없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법화경에 나온 어느 부자 장자의 이야기(집이 불타는데도 자식들이 안에서 노느라고 나오지 않자 금은보화가 달린 수레를 주겠다고 해서 밖으로 나오게 함)가 이것과 같은것인가요?

사실 제가 원한것은 부처님의 가피로 달콤한 결혼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런 물질가피는 기도(해탈)의 길에서 나오는 일종의 작은 부산물일 뿐이고 사실 알려주시고 싶었던 것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인연과보 인가요?

우리 중생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모든것은 생멸하니 어떤 상(인연)에도 끄달리지 말라는 가르침.. 공 혹은 무상의 얘기가  이것인가요?

이것인가요?

 그렇게 그래서 그렇게 되면 어떤 상에도 끌려다니지 않는 경지에 가고 더 나아가게 되면 저는 부처가 될 수 있나요? 정말 저도 부처를 이룰 수 있나요?

그렇게 우리가 하나하나 모두 성불을 이루면 이곳이 불국토가 되는것인가요?

밥이나 생기고 어디서 꽁돈이나 생겨야 가피 받았다고 좋아하고 그러는데..

이런 큰 가피를 받아서 요새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못난 제 근기에 맞춰 세번이나 같은 말을 해 주신 불보살님을 생각하면 또 말이 안통하는 제게 기도를 간곡히 말씀해 주신 스님을 생각하면..

깨쳐야 한다는 미욱한 마음 한자락을 차마 놓지 못하게 됩니다.

 ....핑크빛 해피엔딩을 바라신 분들은 이 글이 조금 실망스러우신가요..? ^^;

그러실것은 없습니다.

배우자의 종류에는

슬픔을 주는 배우자

괴로움을 주는 배우자

즐겁게 해주는 배우자

의심을 갖는 배우자

믿음을 주는 배우자 등등..

한 사람이 아니라 내 복에 따라~인연따라 여러 모양이 있습니다. 그 중 믿음으로 행복을 주는 배우자를 만나는 법으론 불법으로 기도해서 내 업을 더 줄이면 됩니다. 현재의 배우자를 최고로 만드는 이치도 이와 같을겁니다.. 

없는 복은 불법으로 쌓으면 되는거고...

암튼 이러저러한 나와 안맞는 배우자를 피해가는 방법은 불법이 최고니 실망하지 마시고 기도를 계속 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지장기도 100독 후에 금강경 기도를 계속 했습니다.

지장기도로 숙세의 업을 녹이고 금강경으로 현세의 근기를 보태다. 라는 느낌이네요..ㅎㅎ

 저는 더 밝은 배우자를 만나겠지요..

언제 만난다는 것은 염두해 두지 않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시기는 당겨질 수 있고 내가 좀 더 생각코자 한다면 시기는 한 두번 미뤄 질 수 도 있겠지요..

분명한건 보다 밝은 인연을 만난다는 것일겁니다.

내가 기도를 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이니 소중히 생각하려 합니다..

 그리고 헤어진 옛 사람에게는..부디 불법과 인연이 닿기를..그러한 배우자를 만나기를 빌어주게 되네요.

  벌써 두세달 전 일인데 당최 머릿속이 혼란해서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우리 불자님들 우리 모두 성불하시여 불국토를 이룹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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