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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편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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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능엄화 작성일09-08-29 19:56 조회1,954회 댓글4건

본문

 

 

 

낮에는 마당에 뜨겁게 햇볕이 작렬하더니 밤이 되자 초롱한 별들이 하늘 가득 피어납니다.

저 별들속에 얼킨 이야기와 전설을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별나라로 꿈속처럼 달려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공상도 실현이되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자기를 직관해야 할 나이인지라 꿈속에서 퍼뜩 깨어나 그 허망함에 피식 웃습니다.

살아가는 세상사가 꿈인줄 알면서도..........

....조용하고도 부산스러웠던 하루가 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 선선함이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가는 여름을 잡으려는듯이 피를 토하듯 울어대던 매미소리도 잦아든 요즘,

경내 담장아래엔 이미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며 어여쁜 미소를 보내고

고추잠자리도 공중을 빙빙 돌며 날아갑니다.

자연은 이렇게 한치도 어기지않고 세월따라 흐르는데 그속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은 자연처럼 이치에 맞게 살지도 못하면서 마음으로 세월만 거스르려 하는 듯 보입니다. 그게 발버둥쳐서 되는 일이 아닌데도 말이지요.

인생에서 슬픈 일은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이 소중한 의미로 다가왔지만 결국 그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도 하더군요.

우리는 뭐니뭐니 해도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며 겪는 일들이 우리의 삶의 가장 큰 기쁨과 슬픔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하기는 1분밖에 안 걸리고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기까지는 1시간밖에 안 걸리며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기까지는 하루밖에 안 걸리지만

누군가를 잊는데는 평생이 걸린다고 하는 것처럼,

만남보다도 헤어짐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도 하고 절망으로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아쉽고 허전하다고 느끼는건 아마도 감정에 매여 사는 중생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사랑하면서도 한번 만나고 다시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그리워하면서도 평생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던 어느 수필가의 말처럼,

도를 이루지 못해도 자신의 맘을 제어하고 인내하며 인생을 영위할 수 있는 건,

중생심이 가득 찼지만 그래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 아닐까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느 곳에서도 그리운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친구가 제게 보낸 카드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당신이 태어났을 때

당신 혼자만이 울고 있었고

당신주의의 모든 사람들은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당신 혼자만이 미소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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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동안 축서사 홈페이지를 사랑해 주시고 능엄화의 <산사의 편지>를 읽어주셨던 신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제가 종무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허리를 삐끗했는데 낫지를 않아서 진료를 받은 결과 진단이<자세불량>이었습니다.

책상다리하고 컴퓨터 앞에 종일 앉아 일을 하는 자세가 나쁘다는 것으로써

걸어다니고 운동하고 서서 움직이는 일을 하면 낫는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후유증이 이렇게 나타난거라고 하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종무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종무소에 있지않음으로써 축서사 홈페이지에서는 사라지지만 축서사에는 그대로 머물러 있으며 대웅전 법당보살로 기도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그리고 제게 힘을 주셨던 격려의 마음은

 영영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 마음 가슴 깊이 새기며 이제 능엄화 지대방에서 물러갑니다.

신도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2009년 8월 29일)-토요일

댓글목록

.님의 댓글

. 작성일

우리 축서사 홈페이지를 부드럽게 잘 관리해주셨는데 떠나시다니...
흑흑흑! 아쉽습니다.
거룩한 대웅전으로 올라가신다니 이제 대웅전을 잘 보필해주시겠군요.
안심도 되고 기대도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부답갖지 마시고 홈페이지에서처럼,
절을 찾으시는 모든 분들이 편안하게 기도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보살님 감사합니다()

조형합장님의 댓글

조형합장 작성일

능엄화보살님
그야말로 정들자 이별이로군요.
하지만 그리 멀리 가시지도 못하고 해발로 따져서 더 높은곳으로
이사를 하신다니 승진에 가까운 이사가 아닌가 사료됩니다.ㅎㅎㅎ
그래도 축서사엘 가면 큰법당은 꼭 들러야 하는 곳이고
초행불자나 축서사의 여러 신도님들께 다방면에서 더 많은 도움을 주실것이고
또한 아름다운 미소를 여지없이 푸실것이니 그리 서운타 아쉽다보다
더 가까이서 더 밀접한 상황으로 만날수 있으니 더욱 반갑습니다.
아픈몸은 빨리 나으시기 바라고 기도도 더 열정을 가지고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그간 산사편지 잘 보았으며 또 여하실때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즐거운 인생을 가꾸시길 바랍니다.
님은 할수 있으실겁니다.
성불하세요...()...

마하심님의 댓글

마하심 작성일

홈에서 못 뵈니 아쉽지만 그래도 대웅전에서 뵐수 있다니 천만다행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_()_

단편소설님의 댓글

단편소설 작성일

기껏 살갑게 인사당겨 노으니
참 간단히도 단다^^
주제는 다 드렀네 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