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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 종정예하 하안거 해제 법어 전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영영 작성일10-08-20 16:25 조회2,313회 댓글5건

본문

 

발 빠른 일간지들 보다는 늦게 나왔지만 그래도 전문이 수록되어 있어 훨씬

실감이 나고 읽고 느끼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세속에 민감한 탓일까요?

읽다보니 한때 세상에서 더러 사용하던 문장들과 비슷한 내용들이 눈에 띄는 군요.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른 까닭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어쩌면 우리 불교에서 널리 쓰인 말씀들을 세상이 가져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도림법전 종정예하 하안거 해제법어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른 까닭은'

도림법전 조계종 종정예하가 오는 8월24일(음력 7월15일) 하안거(夏安居) 해제를 맞아 법어를 내리고 대중들의 끊임없는 정진을 당부했다. 종정예하는 하안거 해제법어에서 중국 당나라 시대 남양혜충 국사와 시자인 응진탐원 스님의 일화를 예로 들며 “한 번만 부르고 한 번만 대꾸해도 좋을 것인데 (남양혜충 국사와 시자인 응진탐원 스님이) 세 번 부르고 세 번 대꾸한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라며 화두를 내렸다. 
이어 종정예하는 “하안거 해제 대중은 누가 잘못되었는가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조용히 놓아두고 살펴보기만 하십시오. 대신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제멋대로 답을 다투도록 내버려 두십시오”라며 “그리고 모든 답에 아랑곳 하지 말고 해제 후 길거리에서도 그저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부른 뜻’을 잘 참구해 보시기 바란다”며 끊임없는 화두 참구를 강조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전국 선원의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경인년(庚寅年) 하안거(夏安居) 선사방함록(禪社芳啣錄)>에 따르면 이번 하안거에 전국 104개 선원(총림 5곳, 비구선원 61곳, 비구니선원 38곳)에서 총 2257명(비구 1182명, 비구니 864명, 총림 204명)의 스님들이 용맹 정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거(安居)란 동절기 3개월(음력 10월 보름에서 다음해 정월 보름까지)과 하절기 3개월 (음력 4월 보름에서 7월 보름까지)씩 전국의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불교 안거수행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적인 대중 수행문화다.
장영섭 기자
 
다음은 법전 종정예하의 하안거 해제법어 전문.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른 까닭은
 
남양혜충국사가 시자인 응진탐원(應眞耽源)스님을 불렀습니다.
“시자야!” 하고 세 번씩 시자를 불렀습니다.
시자는 당연히 세 번 모두 “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혜충국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와 나는 서로가 서로를 등지고 있구나.”
국사가 세 차례 모두 불렀고 시자는 세 차례 모두 대답했다고 한 것은 시자가 방에서 대답만 하고 나오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사가 부르면 시자는 마땅히 달려와서 문 앞에 섰고, 국사가 고개를 끄덕이면 시자는 물러갔습니다. 국사가 다시 부르면 시자가 오고, 국사가 고개를 끄덕이면 다시 돌아가기를 이렇게 세 번 거듭한 것입니다 .
그런데 한 번만 부르고 한 번만 대꾸해도 좋을 것인데 세 번 부르고 세 번 대꾸한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세 번 모두 같은 소리이겠지만 아는 사람이 보면 세 번은 각기 다른 소리인 까닭입니다. 국시가 세 번 부른 뜻은 참으로 깊은 뜻이 있는 것입니다. 감히 더듬어서는 그 뜻을  찾을 길이 없는 도리입니다.
진리의 문호를 지키고자 한다면 맨발로 칼산지옥을 달려야 하는 법입니다. 모든 속박과 의지처를 벗어던지고 맨발과 맨몸만 남겨서 분별과 통하지 않는 이 공안과 대결해야만 합니다. 세 번 불렀는데 세 번 모두 못 알아 듣는다면 알기는 알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보다도 못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불렀는데 어디가 잘못된 것입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시자가 세 번 대꾸했는데 어디가 잘못된 것입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국사와 시자가 모두 잘못된 것입니까?
하안거 해제 대중은 누가 잘못되었는가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조용히 놓아두고 살펴보기만 하십시오.
대신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제멋대로 답을 다투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그리고 모든 답에 아랑곳 하지 말고 해제 후 길거리에서도 그저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부른 뜻’을 잘 참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화락유수오고여(花落流水吾辜汝)요
명월청풍여부오(明月淸風汝負吾)로다
꽃 피고 물 흐르니 내가 그대를 저버리고
달 밝고 물 맑으니 그대가 나를 저버린다.

2554(2010)년 하안거 해제일에   
      
2010-08-20 오후 2:41:40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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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영영님 덕분에 불교신문을 잘 읽어봅니다.
감사합니다.

영영님의 댓글

영영 작성일

8월도 막바지가 되었군요.
남아 있는 계절도 잘 지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초윤~님의 댓글

초윤~ 댓글의 댓글 작성일

혜보살님 영영님 오래칸만입니다.
철이 철인만큼 입추가 지나서 조석으론 제법 바람을 느낍니다만
뜨거운 지표열은 식을줄 모르는 듯 하기도 하고,
간헐적 흐르는 눈물같은 빗님도 이제는 한풀 꺾일듯 합니다.
몇조각 안남은 달력을 보니 속도감이 느껴집니다.
우리 신도님들 모두 평강하시길 바랍니다.

초윤~님의 댓글

초윤~ 작성일

오늘은 축서사 철야 참선 법회가 있는 날이지요.
내일 행사로 또 참석을 못하였습니다.

지금쯤 큰스님 법문을 들으시고 선방에 좌선하는 시간인듯 합니다.
심자재 보살님은 종무소에서 열심히 명찰을 나눠 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잘지내시나요. 안부가 궁금합니다.

영영님의 댓글

영영 작성일

초윤~님!!!!
더위에 잘 계시나요?
두루두루 소식도 전해주시고 일시에
모든 것을 시원하게 평정하시는 군요.
그래서인지 늘 보살님을 대하면 뜨거운 열정이 느껴집니다.^^
무더운 열기와는 다른 또 다른 ‘원초적 .....’ 이렇게 적으려고 하니까
영화제목이 생각나네요.^^

언젠가는 소슬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겠지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면서 열심히 살다보면
더운 날도 날마다 좋은 날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