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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먹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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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혜광 작성일09-09-15 07:30 조회1,97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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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 다는 게 서글픔이기도 하지만 뒤집어 보면 희망이기도 하다.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길 서원하며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십년 전 보다는 안정되고 여유가 있어 이제야 남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어 다행이다. 살아오면서 아쉬웠던 점은 한가지 사실에 몰두해 있어 주변이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신도 모르게 눈 멀어 있었는데 연륜이란 게 쌓여 가니 이 또한 나란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싶어진다.
 
나의 삶이 무대에 공연하는 가수의 심정과 다를 바가 뭘까 갈채를 목말라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시켜 나가야 하는 고강도로 들 뜬 삶을 살아가야 하는 뿌리없는 신기루... 로케트가 초속 8킬로미터의 엔진을 달지 않으면 그 즉시 추락하듯이 언제나 내용이상의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고단한 삶들
 
이제는 이 들뜬 삶도 긍정하기로 했다. 다만 이 것이 독이 되지 않으려면 나름대로 장치를 찾아내야 할 듯 보인다 세상 사람들은 나름데로 이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나만 잘 모르고 살아가는 바보 인듯 하다 불을 태우기만 했지 얼마나 집중했느냐 물으면 아닌 것 같다. 산만하게 들뜬다는 것은 하나의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을 내지 않고  삶이 뜨지 않으면 무슨 창조가 있겠는가 문제는 이 에너지를 하나의 점에 집중하는 사고의 시스템에 있지 않을까
 
여기서 성현들의 말씀을 떠올린다 세련됨이 아니라 정련됨 가지런하지만 매끄럽게 흘러가는 시냇물에서 에너지의 자연스런 흐름을 배운다 그러자면 부드러워져야 한다 그리고 만나는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 흐르다가 만난 장애물을 물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눈여겨 보면 단 한가지다 부딪힘은 수많은 선택중에 극히 제한된 수단에 불과하다 그는 낮은 데를 찾아나서는 것이다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삶을 살되 표현하기는 그러한데 순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삶은 비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의 에너지와 너무나 쉽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자연의 흐름을 되찾기 위해서  살아오면서 느끼는 것은 삶은 생각보다 쉽다는 것이다 평이한 것을 힘들게 하는 것 또한 생각이라는 것에 가슴이 아파온다 다섯 살도 알 수 있지만 행하기는 팔십도 어렵다는 말씀 앞에 고개를 숙인다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러고 보면 내 목은 기부스를 하고 살아왔나 보다 그것도 몇십년이나 그러고도 목디스크에 안걸린 걸 보면 참으로 신기해 이것도 부처님의 공덕인가 가련한 중생이여

댓글목록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축서사님의 댓글

축서사 작성일

혜광님의 글에 공감하는 한사람입니다.
시냇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드럽게 수많은 부딪침에도 그저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시냇물의 흐름을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가 곰곰히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갠적으로 어리석게 살아왔던 시간들 참회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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