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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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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심 작성일06-09-13 08:43 조회2,294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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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5일...

이전에 게시판에 올렸던 글처럼 내 인생의 나침반을 한 번 바꾸어 보리라는 원대한 원을 가슴에 품고, 축서사에 발을 들였다. 우선은 아침저녁 예불을 올릴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했고
새벽예불 뒤에 새소리와 함께 보광전 뒷길을 거닐며 문수산의 푸르름과 청정한 도량의 기운을 가슴에 흠뻑 들여마시며 다시 한번 감사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6월말...
몇년간 알고 지내던 법우의 가슴 아픈 죽음을 보고,
한동안 많이 흔들렸다. 밥을 넘길 수도 없었다.
문득 문득 그 분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
지금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극락왕생을 빌어드리는 것 밖에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

7월초...
신도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생전예수재 준비에 들어갔다.
건명, 곤명이 어떻게 다른 지도 몰랐고 자부, 엄부, 중부 등 낯선 인척간의 호칭들을 익히고
시간에 쫓기며 원고를 마무리해서 허겁지겁 계간지 여름호 작업을 마쳤다.

그리고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토요일, 재을 지나는 날마다 수많은 신도분들이
종무소를 방문하시고 그 때마다 일을 빨리 처리한다는 마음으로 가끔 냉정하게
사람들을 대하곤 돌아서서 후회하고 참회하고...

아...
수행자는 힘들다고 말하면 안된다고 큰 스님께서 말씀하셨지만...
힘들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 말들... 시비거리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문의전화, 확인전화 등
그럴 때마다 보여지는 나의 한계..

9월 8일
행사하루전, 11시..

그동안 참아왔던 것들이 눈물로 쏟아져 내리고
한시간 넘게 담밑에 숨어 울었다.
아직도 찌꺼기가 조금 남아있는 지 가슴이 먹먹하다.

댓글목록

학산님의 댓글

학산 작성일

뒤켠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다른 이들이 편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심자재님의 댓글

심자재 작성일

여여심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여여심님의 댓글

여여심 작성일

너무나 많은 분들이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 행사동안 가장 바쁘셨던 분은 아마 우리 큰스님이시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큰스님께서는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고 오히려 수고한다며 어깨를 두드리시곤 했습니다. 행사당일에도 친견을 원하시는 분들을 뵙고 자비로운 말씀으로 중생의 고통을 녹여주시고 행사가 끝난 후 도량을 도시면서 손수 흐트러진 도량을 정돈하시고 쉬지를 못하시고 계십니다.  제가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보덕월님의 댓글

보덕월 작성일

여여심보살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종무소에 가면 언제나 반겨 주시는 계진스님,호법신 보살님, 여여심보살님이 계셨기에 저희들은 더가고 싶었답니다.  그 많은 문의도 항상 웃는 얼굴로 답변하시는 모습  아름다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