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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서사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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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반야월 작성일06-07-03 11:40 조회2,529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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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서사에 오는 첫날은 늘 잠을 설친다.


나의 예민함도 있기도 하지만 왠지 이곳에 오면 마음이 고요해짐에


잠을 자지 않아도 별로 피곤함을 느끼지 못함도 있는듯 하다.


단청을 그리시는 보살님과 함께 밤을 보냈는데


보살님께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 (확실히는 모르나 단청에 관하여 좀더 학문적으로 공부하시는


듯)하는 모습이 유난히 이쁘게 보였다.


이른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밖을 나왔다.


산밑에 세상에서 느끼지 못한 상괘함에 밤새 잠을 자지 못한 푸석거림이 아니고


너무나 날아갈듯 산뜻한 그런 기분이 였다.


조용히 산사 주변을 거닐다가 3시가 다 될무렵에 보광전에 올라가서


새벽예불을 함께 했다.


새벽 예불을 막 마치고 나오니 안개가 자욱히 깔려 바로 앞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내 마음은 마치 구름에 떠 있는듯한 그런 기분에


아~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많은 님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작년까지 속세에 찌들어 살아가는데 급급해서 일년에 한두번 찾아온 축서사 이지만


지금은 일도 그만두고 쉬고 있는탓도 있지만 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야 겠다는


마음을 먹은후 이곳 산사에 자주 찾고 있다.


오래 머물지는 못하지만 이틀, 삼일 정도 있어도


그 여운을 다음주에 다시 축서사에 갈때까지 행복에 젖게 하니 지금은 이것으로 만족한다.


늘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 부족한듯 왜 남들보다 못하지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왜 이렇게 나에게 더 큰 시련이 찾아 오는지


한탄속에 살아온 어제의 내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조금씩 업장 소멸을 하는것이니 나에게 힘들게 한 사람도 다 내 업으로


전생에 내가 그렇게 힘들게 했음을 인정하면 그렇게 마음 편할수 있는것을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마음 편해진것이 다행이지 않는가!


조급하지 않게 조금씩 부처님께 가까히 가고 있다.


며칠후에 다시 축서사를 찾게 되면


다시 새벽 안개가 보고 싶어 질것 같다.

댓글목록

혜산님의 댓글

혜산 작성일

아름다운풍경을 많은님들과함께하고픈 님의 고운 마음씨에 합장..

무진님의 댓글

무진 작성일

정말 축서사의 그 맑고 청아한 모습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맑고 청량한 공기와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항시 서늘함으로 감돌아 생각만 하여도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도 차분해 진답니다. 아~ 그 순수하고 그윽한 청정 도량에서 저도 한번 노닐어 보고 싶군요.                 

법융님의 댓글

법융 작성일

지금은 마음 아프고  어디론가 미련없이 떠나보고 싶은 충동,  사춘기 시절에 느껴왔던  그런 감정이 이 나이 에도 가끔은 충동을 느끼게 됨도 시련이고 업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가까이서 살고 있음에도 축서사에서 새벽공기 마시며 기도정진을 해 보지 못하였는데  반야월 님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하루저녁을 정진한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축서사에서  보람있는 시간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