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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공스님 저 출가해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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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선심 작성일06-07-29 09:26 조회2,745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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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공스님! 건강하신지요


한사람의 인생진로가 한사람의 말한마디로 바뀌어진다는 사실에 인연이란게 얼마나


소중한것인가 세삼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몇년전부터 깨달음에 관심이 많아서 불교서적을 꽤나 많이 읽었죠 그게 저의 아만이


되는 시초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스님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근데 꽤나 많이 안다고


생각하던 저에게도 궁금한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생각해보면 부끄럽기


짝이없지만) 제가 평소궁금하던것을 노트에 빽빽하게 메모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스님들을 친견하며 저의 궁금증을 해소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스님들은 저의 질문에 야단을치기도하고, 타이르기도하시고, 어떤분은 화두를


주시기도하고 하셨지만 저의 궁금증을 풀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날도 축서사에 두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몇해전에 갔을때는 혜주스님이 원주소임을 보고


계시던데 이번엔 소임자가 바뀌었더군요


저는 당돌하게 스님에게 차한잔 달라고했어요. 스님은 한참 생각하는듯하더니 다른스님


을 소개하주셨어요 그래도 스님한테 차한잔 얻어먹고싶다고 이야기 했더니 풀뽑던 장갑을


벗고 따라오라더군요. 저는 찻물을 따르던 스님께 또 당돌하게 질문했어요


우주가 끝이 있는지 없는지를요, 스님은 가벼운 미소만지으며 찻물만따르셨죠


조금 자존심상한 저는 또 질문했죠 사람이 죽으면 어딜가냐고요 제가 질문적힌 노트를 흔들어


보이며 묻자 스님께서 노트를 잠시보자더군요 제가 건넷더니 40여가지가 넘는 질문들을


보시더니 그러셨어요 " 난 공부한게 없어서 질문에 다 답할순 없어도 몇가지는 답이 가능하다고


" 저는 속으로 조금 놀라며 물었죠 이스님이 농담하나? 싶기도 했구요


스님은 저보고 1분간만 눈감고 입정에 들라하셨죠 저는 기대반으로 눈을 감았죠


근데 스님은 그자리에서 갑자기 제 노트를 갈기갈기 찢어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셨어요


난 너무나 놀라서 스님께 막 화를 냈죠 근데도 스님은 감정에 동요없이 이제 하나씩 질문하면


답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전 화가난 상태로 질문을 했죠


우주가 끝이있나없나구요.. 스님은 고개를 흔들며 그건 잘 모르겠다하셨어요


전또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죠 그것도 잘 모르겠다 하셨어요


두가지 질문을 더했지만 모두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전 너무나 화가나고 황당해서 더이상 질문이 생각안나고 머리가 꽉막힌거 같았어요


근데 스님은 또 질문하라고 하셨어요


전 소중하게 보관하던 내 노트를 찢기고 질문도 생각안나고 눈물만 줄줄흘렀어요


스님은 한참을 제가 우는동안 기다렸다가 말씀하셨어요


" 보살님 이 궁금해하시던 그 많은 질문들 4가지만 내가 모른다고 했고 나머지는 보살님이


기억을 못하시니 내가 모두 답해 마친거나 다름없죠?"


" 보살님이 궁금하게 생각하시는 질문들 어느 누가 모두 답해준다 한들 그게 보살님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보살님은 그래도 만족하실수 없습니다. 정말인가 아닌가하고


또 분별일으킬것아닙니까? 그 많은 질문들은 보살님이 직접공부를해서 깨달아야지


남에게 이야기 듣는건 보살님께 아니지 않습니까 그정도의 신심이라면 보살님도


훌륭한 선지식 찾아뵙고 공부방법을 여쭈어서 공부해보시는게 어떨까요?"


저는 어떤 대답도 못한채 그저 스님이야기만 듣고있었습니다.


근데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서 지어낸 질문들을 적은 소중한 노트가


찢기워지고 스님의 이야기를 듣는동안 너무나 평온 했습니다.


아! 소중하다고 단정짓고 그것에 집착하던 내 생각이 산산히 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짧은 이야기듣고 원주실을 나서는 나에게 스님께서 그러셨어요


"보살님 가끔씩은 하늘을 보고 살수있는 여유가 있으면 참으로 좋겠지요?"


제가 올려다본 하늘은 태어나서 정말 빈 마음으로 쳐다본 하늘이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고요


스님 집에 도착한후 몇달을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전 나이도 24밖에 안되니 출가해서 깨달음을 이뤄야 겠다구요


스님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스님을 만나지 않았던들 온통아만에 차있던 제가 지금쯤


어떤 부질없는 생각들의 끈을 잡고 어두운길을 헤메고 있을지 생각하면...


스님 부디 건강하십시요 꼭 성불하십시요


저 역시 부지런히 공부해서 이번엔 부끄럽지 아니한 모습으로 스님앞에 설수있도록 하겠습니다.


합장 삼배 올립니다. () () ()

댓글목록

학산님의 댓글

학산 작성일

부디, 성불하소서.._()_

무진님의 댓글

무진 작성일

아!!! 길을 떠나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삼천대천세계를 덮을 만한 큰복이 있어야만 가사를 수할 수 있다고 일찍이 들었습니다. 원나라 황제 순치제가 출가하시면서 '순치황제출가시'를 남기고 표표히 떠나셨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위의 글은 님의 "출가사"가 되겠군요. 가시는 걸음걸음에 연꽃이 아름 가득히 피어나시기를........ 원 드립니다.

구름나그네님의 댓글

구름나그네 작성일

참으로 멋있는 스님을 만나서 수선심으로 새롭게 변해 가는 모습이 또한 멋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출가를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니 먼저 스승을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진정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혜광님의 댓글

혜광 작성일

좋은 인연 감사합니다.

여여심님의 댓글

여여심 작성일

가시는 길에 항상 부처님의 자비가 함께 하시길.. 합장.

보덕행님의 댓글

보덕행 작성일

그 용기와 결단을 존경합니다! 부디 훌륭한 수행자 되시길 빕니다! _()_

법융님의 댓글

법융 작성일

중생 세상에 살던 이웃이 선녀로 변신 등천을 하는 모습으로 연상이 되는군요  출가 수행의 길이 험난하고 외롭다고 들었습니다, 누구신지도 모르는 어리석은 중생인 제가  감히 손모아 기원드립니다,  부디 부처님의 보살펴 주심이 늘 함께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