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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온 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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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안심 작성일09-03-23 01:29 조회2,10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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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바쁜 제사무실로 택배한박스가 도착했습니다.
바로 풀어볼 시간이 부족하여 한쪽으로 두었다가 퇴근무렵 풀어보았습니다.
박스위로 향긋한 향기와 함께 달래가 한 봉투 들어있었지요.
그것도 어린 달래들을 모두 다듬고  씻어서...
바쁜친구가 자신보다 더 바쁠 친구의 입장을 깊이 헤아려 모두 손을 보아 보낸것이었습니다.  꼭 우리 친정엄니처럼....
 
저는 문득 이 봄향기를 혼자만 즐길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일찍부터 부산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봄기운을 느끼지 못하시는 경로당 어르신들 삼십여분께 이 달래로 봄소식을 전하고자  요리를 시작하였지요. 기분이 들떠 제손도 아주  재빠르게 움직여도와 주었어요.
 
먼저 큰 솥에 구수한 토종 된장을 풀고 각종 야채들을 많이 썰어서 넣고
쇠고기와 생물문어를 한다리 잘라넣었습니다. 집에선 그러하지 않지만 어르신들은 고기의 유무에 관심이 많은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아낌없이 듬뿍 넣었지요. 두부 두모를 도톰하게 넣었더니 푸짐한 된장찌게가 되었습니다. 그 위에
친구가 보내온 달래를 소담하게 넣어 끓였더니 환상적인 냄새가 그만이었어요.
 
나머지 남은 달래는 돗나물과 함께 초장으로 새콤달콤하게 뭍혀담고  오이와 부추를 무치고 잘 맛 들어진 무우 말렝이를 퍼담았습니다.
만든 제가 봐도 입맛이 돌것 같아서 흐뭇해졌습니다. 시간만 여하면 달래전을 부치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술몇병을 받아 세 보자기에 싸서 경로당으로 향했습니다. 출근시간이 임박해와 숨이 턱까지 찼습니다. 이젠 날씨가 덥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어르신들은 인사를 잘 하십니다. 아주 작은일에도 크게 고마워 하실때엔 무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얼른 돌아서 와야만 합니다.
 
그날 저녁,
우리 시어머님 어깨도 으쓱해 보이시고 기분이 한껏 좋으셨습니다.
슬쩍 보고는 제 마음에도 개나리가 방실방실 피어 오르고 있음을 알아챕니다. 
삼십여분의 노인들께서  제 어머님께 박수까지 쳐주시고 그토록 감사해 하셨답니다.
 
그 백수가  가까와 오신 노인분들의 즐거운 박수소리를 모아서 첫마음을 잘 만들어준 제 사랑하는 고향 친구에게 전해주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비록 도움을 주진 못한 처지였지만 이런 작은 마음에서 우러나 모두가 즐겁고 기뻐할 일이 생길수도 있다는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축서사를 사랑하는 제 친구에게도 행복한 일들이 많이 생기길 기도해봅니다.
 
님들도 즐거운 날들이 이어지시길 기원합니다.....법안심합장.....
 
 
 
 
 
 

댓글목록

보현수님의 댓글

보현수 작성일

향긋한 달래향이 여기까지 전해 지는 것 같습니다.
정성이 듬뿍 담긴 친구의 달래 선물도 좋았고
그 선물의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게
바쁘신 가운데도 정성을 들여 어르신들께 맛난 공양을 올려 주신 법안심님이
우리절 축서사의 신도님이라는 것이 자랑 스럽습니다.
마음 가득 행복이 전해 지는 소식으로 시작하는 이번주는
참으로 행복한 일들만 생길 것 같은 예감입니다.

봄내음님의 댓글

봄내음 작성일

고향의 봄냄새가 여러 사람의 마음에 향긋한 향기를 전해 드린 것 같습니다.
고향의 냄새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요?^^

날마다 좋은 날 되십시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