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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고, 바라보며 마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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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상행 작성일10-08-29 10:46 조회2,35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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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고, 바라보며 마중하기

 

 

여름이라는 계절 속에 준비되었던 8월이

장마와 휴가철, 그리고 폭염 이라는 겉옷을

몇 번씩 갈아입으면서 떠들썩하게 야단법석을 떨더니

이른 아침 촉촉한 이슬

늦저녁 선선한 바람 앞에 부끄러움을 탓 나 봅니다.

이제 서서히 그 속내를 감추고

정해진 운명 1년 후의 해후를 위하여

보따리를 싸고 있습니다.

 

떠들썩하게 내리던 비바람은 걱정 반 기쁨 반으로

우리들의 삶에 간섭이 되었고

수은주 터져라 끌어올리던 날들

낮이나 밤이나 욕(?)먹는 일은 더위에게 미뤘더이다.

그래놓고도 상심으로 한숨짓는 인간사

모르는 채 시치미로 밀어대고

태연하게도 제 갈길 가겠다고 길을 나서겠답니다.

 

보내줘야겠지요?

밉기로야 붙잡아 놓고 가까이 와 있는

또 다른 우리들의 9월과 맞서게 하고 싶지만

어찌 이 녀석이 우리에게 몹쓸 짓만 했겠어요.

착한일도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거

우리가 잘 알잖아요.

그러니까 고이 보내주자고요,

대신에 꼭 1년 후 다시 만날 때는

순하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희망과

알뜰살뜰 계획된 미래의 보람을 한 아름

벅차게 안고 돌아오라는 부탁을 숙제로 주기로 합니다.

 

보이세요?

설익은 사과 알에 빨강색 단맛을 넣어주기 위해

너무 진해 세상천지 구분 없는 진초록 평원에

빨 주 노 초 파 남 보 고운 물감 드리워

아하! 이것이 하얀색 국화요, 저것이 노란색 벼 이삭이요,

허 따, 저것은 검붉은 대추알이구나 하고 우리들에 눈 속에

한가지, 두 가지... 점 점 점

시절을 알려주기 위해 9월이 저기 저

언덕을 넘어오고 있잖아요!

 

반갑게 얼른 달려 나가 9월을 마중하고 싶지만

조금만 참아요, 우리

그전에 우리가 보내줘야 할 8월이 보따리를 쌀 때 까지

기다렸다 보내주고 그 뒤

아름다운 계절의 앞자리에 마련될 9월을

바라보며 마중하여도 늦지는 않을 거예요


   마음의 고향 축서사

댓글목록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무덥던 여름도 이제는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고 있네요.
새롭게 맞이할 아름다운 가을을 행복한 마음으로 마중하여야겠지요.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