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마당   >  

음악감상실

슈베르트 - 겨울나그네 (Schubert Winterreise, D.911)


페이지 정보

작성자 혜안등 작성일08-01-06 19:43 조회2,192회 댓글0건

본문

1977년 독일 하노버음대 학장실. 1m32㎝의 단신에 손가락은 7개 밖에 없고,

팔·다리도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장애 학생이 방에 들어왔다.

이름은 토마스 크바스토프. 이 학생은 성악도가 되기를 진지하게 소망했지만 학장의 답변은 차갑기만 했다.


 

“이것 보세요. 독일의 교육법상 성악과에 입학하려면 최소한 한가지 악기는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피아노라든지….”

크바스토프의 아버지는 “아들의 손가락은 열개가 안된다”며 항의했지만

“자제분은 입학 자격 미달”이라는 쌀쌀한 거절만 날아왔다.

크바스토프. 그래미상(賞)을 2차례 수상하고 클라우디오 아바도, 사이먼 래틀, 콜린 데이비스,

정명훈 등 세계적 지휘자들과 협연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 차있는 정상급 바리톤.

하지만 그의 출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1950년대 유럽의 임신부들이 입덧을 없애기 위해 복용하던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으로,

크바스토프는 손과 발이 앞으로 제대로 뻗지 못하고 물개처럼 뒤로 꺾인 채 태어났다.

육체가 악기인 성악가에게 그 육체가 감옥이 된 것이다. 홍역과 볼거리,

10차례가 넘는 감기로 갓난 아이때부터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했고,

의족을 한 채 운동장을 걷느라 학교 친구들의 조롱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음대 입학 허가를 받지 못해 법대에 진학해야 했고, 은행 홍보실 직원,

라디오 방송 진행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하지만 끝끝내 하고 싶었던 일이 음악이고 노래였기에 그 길을 묵묵히 걸었다.

때로는 “노래하는 기계인간”라고 ‘자조(自嘲)’했지만,

“50㎝ 높이의 단상과 1m 정도의 의자에 앉은 키 70㎝의 바리톤이 앉는다면

지휘자와 충분히 눈을 맞추며 노래할 수 있다”며 ‘자조(自助)’하기도 했다.

마침내 1988년 ARD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발판을 마련했다.

 

 

크바스토프는 “삶 자체는 오류의 연속이며, 부분적으로 고통스럽다.

하지만 삶을 순수하게 바라보거나 끊임 없이 예술을 표상하다보면 고뇌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한다.

슬픔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듯하다가도, 그것을 삼키고 너무나 온화하고도 담담한 목소리로 불러낸

크바스토프의 ‘겨울나그네’(슈베르트) 음반을 듣다보면 이 경구(警句)가

그의 삶에 얼마나 크나큰 힘이 됐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1. Gute Nacht

    

      2. Die Wetterfahne

    

      3. Gefrorene Tranen

    

      4. Erstarrung

    

      5. Der Lindenbaum

    

      6. Wasserflut

    

      7. Auf dem Flusse

    

      8. Ruckblick

    

      9. Das Irrlicht

    

      10. Rast

    

      11. Fruhlingstraum

    

      12. Einsamkeit

    

      13. Die Post

    

      14. Der greise Kopf

    

      15. Die Krahe

    

      16. Letzte Hoffnung

    

      17. Im Dorfe

    

      18. Der sturmische Morgen

    

      19. Tauschung

    

      20. Der Wegweiser

    

      21. Das Wirtshaus

    

      22. Mut

    

      23. Die Nebensonnen

    

      24. Der Leiermann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