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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

목마와 숙녀 / 낭송:박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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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혜안등 작성일08-08-05 11:29 조회2,136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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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숙녀 . . . .  (낭송시)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






^&^

[문학] 박인환이 지은 시. 6·25 전쟁 직후의 상실감과 허무 의식을 드러낸 시로, 부서지고 퇴색하며 떠나가는 모든 것에 대한 절망감과 애상을 노래하였다.

댓글목록

보현수님의 댓글

보현수 작성일

학창 시절 너무나 좋아 했었는데........
독특한 색깔(?)의 박인희 음성으로 들으니,
더욱더 좋습니다.

혜안등님!!
드디어 기지개를 켜시남유?

혜안님의 댓글

혜안 작성일

저도 이 시를 신청해 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었는데....
어찌 제 마음을 아셨는지!!
술자리에서 이시를 항상 읊어주던 후배가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은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데,
한때 문학 한다고 시도쓰고 그랬었는데...
저는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통속하다는 그구절이
좋아서, 여러번 반복해서 듣고 그랬었습니다.

박인환인가 작가가?? 암튼
이분들 일화는 참 재밌습니다.
결국 술마시고 돌아가셨는데,
그시대의 아픔을 가슴으로 맞으면서
마음만 가지고 살았던 철부지 들이였지요.
와이프 고생 엄청시키고.....
사실 저하고 좀 닮은 점도 많지만
그래도 저는 결혼은 않했쟎아요.
결혼을 햇으면 책임을 져야지!!! ㅋㅋ

그래도 이세상을 살다가며
사람들을 위로해줄 이런 아름다운 시라도 남겼으니!!!

많이 좋아햇던 시를 다시 만나니
갑자기 할말이 많아 집니다.

목마에 방울소리가 제 귓가에 울리는 듯 합니다. ㅎㅎ

조은거~님의 댓글

조은거~ 작성일

나의 들떨어진 소시적~

그저 인기가 하늘을 치솟아 천상천하 유아독기를 내뿜고 살던날에~
이 음악 시를 들으며 잠을 청하노라면,

외로움에 사무친 애환이 그저 굵은 눈물방울로 뚝뚝 떨어져
베겟닢을 적셔야만 잠이 들곤 했는데,
소금에 절여진듯 겸손해야만 한다는 것을 되뇌이면서.

인생이란~
한잔의 술에 여울져 사필귀정이 때론 얼룩질때도 있다는 것을 원망하면서~~~
혹은 벽의 그림을 보고 희망을 잃지 않던 '마지막 잎새'를 생각하면서~~~
혹은 출생의 비밀을 알고난후의 감당할수 없는듯한 열병을 앓는 어떤 여인의 고된 삶을 생각하면서~~~
혹시 다가올지도 모를 희망의 열매를 갈망하면서 항상 빗장을 열어두는 일~
그러면서 홀연히 익어가는 세월~

술이란~
이런 저런 이들의 비애를 녹일 용광로~
내 애증을 녹여 마셔버리면 다시 고이는 술잔속의 나
호~

혜안님의 댓글

혜안 작성일

좋은게 좋은 거지만
그래도 따질건 따져야 할것같고....
소시적 인기가 하늘을 치솟았다는 표현은
객관성을 잃은 자신만의 착각.... 머 이런 생각.....

암튼~~
마지막 조은거님의 멘트에서
갑자기 언젠가 영화에서
보았던 유비가 천하를 걱정하며
긴 한숨쉬던 모습이 생각나는건 왜인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