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금지된 장난' (Forbidden Games, Jeux Interdits, 1952)
감 독 : 르네 끌레망 (Rene Clement)
주 연 : 브리지트 포시 (Brigitte Fossey - 뽈레뜨 역)
조르주 푸줄리 (Georges Poujouly - 미셸 역)
음 악 : 나르시소 예페즈 (Narciso Ye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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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음악 : 사랑의 로망스 (Romance De Amor - 스페인 민요, 나르시소 예페즈 편곡,연주)
전쟁의 참혹함과 천진한 동심을 잘 대비시킨 이 영화는, 주제음악 역시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 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곡이 선택되었는데, 스페인 민요인 `사랑의 로망스`를 '나르시소 예페즈'라는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기타 독주곡으로 편곡,연주하여 클래식 기타..하면, `알함브라 궁전의 회상`과 함께 제일 먼저 이 곡을 연상할 만큼 일약 유명한 곡이 되어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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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에 만들어졌다는 흑백영화로 영화보다는 그 주제곡인 `로망스`로 더 유명하죠. 영화내용은 전쟁영화치곤 스펙타클,스릴 같은 것 하곤 전혀 거리가 멉니다. 총성이 가끔씩 들리긴 하지만, 군인,탱크,공습 같은 건 완전히 엑스트라 급이고 `뽈레트`란 소녀와 `미쉘`이란 소년, 그리고 강아지,새,쥐 같은 게 주연급입니다.
2차 세계대전의 포성과 피난행렬의 북새통 가운데 부모와 강아지를 잃은 뽈레트가 어느 마을의 미쉘과 함께 공동묘지에 세워진 십자가들을 뽑아서 은밀히 자신들이 만든 강아지나 새,벌레 등의 무덤에 꽂아주고 논다는.. 매우 간단한 줄거리의 영화죠. 전쟁이나 무덤, 죽음의 공포는 그 애들에게 별로 큰 충격이 아니었습죠. 전쟁이란 단순히 어른들의 `거친 장난`일 따름이고, 그 거친 장난의 의미를 알 바 없는 뽈레트와 미쉘은 저희들 나름대로 `금지된 장난`-십자가놀이를 대신 즐길 뿐입니다.
1940년 6월 남프랑스의 농촌마을에 파리에서 피난오다 공습으로 부모를 잃고 죽은 강아지를 안고 헤매던 소녀 폴레트는 근처 어느 농가에 들어선다. 그곳은 전쟁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평화롭고 한적한 곳이었다. 그 농가의 아들 미셀은 고아가 된 폴레트를 불쌍하게 생각하고 자기 집으로 데려와 미셀과 함께 강아지를 묻어준 뒤 무덤에 십자가를 세워준다.
살아있는 것이 죽었을 때는 이렇게 묻어주는 것이라고 알게 된 뽈레트는 새든, 벌레든 죽은 동물을 모아 무덤을 만들고 십자가를 세워준다. 무덤은 점점 늘어가고 십자가가 더욱 많이 필요해지자 미셀은 교회 제단에 놓여진 십자가를 훔치려 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기 형의 묘지에서까지 뽑아온다. 그러던 어느날, 뽈레트를 고아수용소로 데려가기 위해 적십자의 조사반이 파견나온다. 이때 아버지는 미셀에게 십자가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면 뽈레트를 그들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만, 결국 약속을 어기고 폴레트를 조사반에 넘긴다. 미셀은 폴레트를 위해 아름답게 만들었던 방앗간의 묘지를 모두 망거뜨리며 울분을 터뜨린다. 한편, 전쟁 고아라는 딱지를 붙이고 혼잡한 정류장 대합실 구석에 서 있던 뽈레트는 어디선가 미셀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계속 미셀과 엄마를 외치며 군중들 속으로 사라져 간다.
이 후로도 `애수의 크리스마스`가을동화` 등등등.. 아주 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주제곡으로 이 곡을 빌려 썼고, 또 우리 소싯적 `한밤의 음악편지`에서 청취자의 사연을 진행자가 낭독하는 동안 배경음악으로 써서 뭇 여고생들의 심금을 울렸던 전과도 있죠. 영화에서는 피난행렬에서 가족과 헤어진 소녀가 인형을 안고 혼자 밤하늘을 쳐다 볼 때, 그리고 마을예배당의 제단에서 훔친 십자가를 물방앗간 옆에서 벌레들의 무덤 앞에 꽂아 주는 그 천진난만한 의식에서, 이 단순한 그러나 맑고 애조를 띈 기타선율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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