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의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이 곡은 작곡가 자신도 "나의 일생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란 말을 했다. 불과 12일 만에 작곡된 이 곡은 1893년 완성하여
자신의 지휘로 초연하였는데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청중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차이코프스키는 초연 9일 만에 콜레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곡 전체에 흐르는 절망, 우울의 감정에 의해 "비창"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곡은 그의 추모 연주회 때 재연주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그 진가를 이해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비창'이라는 표제가 붙은 것은 초연 이후 동생 모데스트의 제안에 의한 것이다.
1악장은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러시아정교회의 장례 미사에서 사용하는
성가를 인용했고, 느린 2악장에서는 첼로로 러시아 풍으로 된 왈츠 선율을 연주
한다. 대개의 교향곡 형식과 달리 비통한 정서가 깔린 느린 아다지오 악장으로
끝나는 것도 이 교향곡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