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윤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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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월화 작성일07-08-19 09:17 조회1,864회 댓글0건본문
산(山),
장자(莊子)를 만났을 때
산은 높이나 크기로 위협하지 않았다.
산은 내게 오라고 손짓하지도 않았다.
가까이 다가갔을 즈음 그저
자리 하나 내어 줄 뿐.
나무도 산을 닮아 말하지 않았다.
빛으로 짜 올린 하늘 길을 열어놓고도
바람이 흔들어대면 그저
묵념(默念)으로 서있을 뿐.
밤이 되자 산안개는 온 세상을 낮추었다
그 안개 사뿐히 밟고 장자(莊子)가 걸어 올 때
슬며시 무게를 내려놓고
내 안으로 들어왔다, 산은
-윤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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