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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서산대사님의 해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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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월화 작성일07-12-18 11:25 조회1,9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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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구며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구든가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며
못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 말며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며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가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요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오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짖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 게 있소

기쁜 표정 짖는다 하여
모든 게 기쁜 것만은 아니오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가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 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서산대사가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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