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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자녀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그래서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 살해 후 자살'이다. 매달 3건가량 꾸준히 벌어지는 이 비극은 특정 가족의 불행이 결코 아니다. 경제·사회적 고립과 절망, 구조하지 못한 사회의 실패다. 5회에 걸쳐 외면해서는 안 될 이 비극의 현실을 추적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유기용 한국아동보호전문기관협회장(전북특별자치도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7월 17일 전주의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주=김지현 기자


유기용 한국아동보호전문기관협회장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을 '아동의 관점'에서장외거래
봐야 할 '명백한 아동학대'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 중 하나로 유엔아동권리협약(제6조)을 들었다. '모든 아동이 고유한 생명에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생명을 결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비극을 딛고 살아남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임은 사회에 있다. 유 회장은 특히 고위험군 아동을 추적·관찰하는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강pc게임
조했는데, 이를 위해선 아동학대 보호망을 담당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과 지자체, 경찰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유 회장과의 일문일답.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문화가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어요. 부모의 결정으로 아동의 생오션파라다이스7
명까지 좌우하려 드는 심각한 문제이고, 아동학대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동은 자기 권리를 가진 온전한 주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이런 사건의 생존 아동이 아보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됐어요.
"자녀 살해 후 자살 시도를 아동학대로 판단하지 않아서 아보전 사례관리까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발SG&G 주식
생해요. 생존 아동 발견 단계에서 부모의 양육권이나 가정 회복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아동 입장에서 생각해볼 시간이 많지 않고, 긴급 분리 및 사례관리로 연계되지 못합니다.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시급해요."
-아보전이 적극 개입할 수 없나요.
"2020년대신정보통신 주식
10월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개편되면서 전국 지자체에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아동보호전담요원이 배치되어 아동학대 신고접수, 현장조사, 학대 여부 판단 및 즉각조치 등 초기 대응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보전은 아동학대 사례관리를 전담하면서 피해 아동의 재학대 예방과 가족기능 회복을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있어요. 사건 초기 수사를 맡는 경찰, 학대 여부를 판단하는 지자체, 학대 피해 아동의 사례관리를 돕는 아보전의 역할이 분담돼 있어요. 공공에서 연계를 해야 아보전으로 넘어옵니다. 경찰, 지자체, 아보전 연계가 원활해야 아동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 사건 피해 아동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일반적인 아동학대 사건과는 분명히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부모의 자살 기도를 목격하거나, 혹은 아동이 직접 피해를 입은 가장 극단적 형태의 아동학대를 겪은 아이들이에요. 보다 전문적인 심리치료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있어야 해요. 경우에 따라서 가족 복귀가 아닌 위탁·시설 보호도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 같아요. 집중 관리 사례로 지원해야 할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이런 케이스에 적용할 수 있는 통일된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특히 장애 아동이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장애 아동은 학대 상황에 더 취약해요. 피해 시 정서·발달 회복이 더딘 경우가 많아 발달재활, 특수치료 등 맞춤 서비스가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역 자원이 한정적이거나 대기 기간이 길어 즉각적 지원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장애아동권익옹호기관 같은 서비스기관이 생겨 연계해줄 수 있지만, 이 역시 광역 단위로 범위가 넓어 한계가 있어 안타까워요."
-이런 비극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위기가구를 판단할 때 여러 인적 자원 간의 연대가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경찰의 학교전담경찰관(SPO), 학교에서 취약계층을 돕는 교육복지조정사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굿네이버스의 '세이프스타트'라는 시범사업이 있거든요. 현장에서 이런 시범사업의 효과를 체감해요. 가정의 내밀한 고민은 전산 시스템이 알아차려 걸러내기 힘든데, 아이들을 직접 상담하는 분들은 위험을 느끼고 조기 개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죠.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미리 발굴해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게 핵심이에요."
-아동보호 현장 지원을 위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있을까요.
"아보전이 피해 아동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전문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해요. 아동보호 업무 종사자들의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현장 인력 이탈이 많고 전문성을 기르기 힘들어요. 아동학대 사례관리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공을 들여야 할 아이들이 더 많아졌어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처럼 심각한 학대 피해자는 체계적 상담이 필요한데, 전문적인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이들이 시간에 쫓깁니다. 한 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돌보느냐가 선진성의 척도입니다. 아이를 더 잃기 전에 어른들이 달라져야 해요."

◆ 엑설런스랩 기획유닛팀
한국일보 엑설런스랩은 범죄 수법의 묘사를 최소화하는 대신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심리와 회복 과정에 초점을 뒀다. 사건에 관련된 가족들의 신원 보호, 피해 아동들 상당수가 미성년자라는 점 등을 감안해 등장 인물들 이름을 가명 처리했다. 물론 등장 전문가는 모두 실명이다.

팀장= 김동욱 기자
취재= 김지현·한소범 기자, 백혜진 인턴기자

<글 싣는 순서>
① 참회의 눈물
② 두 번의 버림
③ 벼랑 끝, 비극
④ 처벌과 용서 사이
⑤ 상처를 넘어선 삶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① 참회의 눈물


• 3건 중 1건은 아이만 죽었다...자녀 살해 후 자살 260건, 분석 결과 모두 공개합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110300003636)
• 자녀 살해, 사망 아동이 7명?...국가도 모르는 '숨은 죽음' 2배 더 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116550005046)
• 시청의 통보…자녀 살해 후 자살 가정에 "치료비 4천만 원 갚아라"(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713520005534)
• 남편 잃고 7년 버틴 엄마...내가 내 아이를 죽이려 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113370004609)
• 자녀 살해 후 자살, 대체 왜? 막을 순 없었나?...기록 너머 현실을 들여다보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817010003426)




② 두 번의 버림


• 부모에게서 살아남은 132명...그중 78명, 국가는 행방조차 모른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917140005515)
• 자녀 살해, 아동학대 범죄로 못 박아야 아이들 지킬 수 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211310000623)
• '위험한 양육자'의 아동 학대...학교 병원 복지센터 누구도 나서 주지 않았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15520004174)
• 아동학대 의심스러운데 신고 머뭇거리는 이유...“보복 두려워”(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16020003114)




③ 벼랑 끝, 비극


• 자녀 살해 후 자살은 심리적 자해...사회적 좌절이 정신건강 위기와 만날 때 '폭발'(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822450000084)
• 자녀 살해 후 자살 사전에 막으려면...부모의 정신 건강 관리부터(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116070001166)
• 우리가 외면했을 뿐...엄마는 발달장애 아들과 늘 벼랑 끝에서 울고 있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914410002081)
• 위기가구 발굴로 부족한 자녀 살해 후 자살 대책...복지 문턱부터 낮춰야(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214370001403)




④ 처벌과 용서 사이


• "오죽했으면? 아동 목숨을 위협하는 행위는 엄하게 처벌해야"[인터뷰](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302060004562)
• 자녀 살해 후 자살 10건 중 4건은 집행유예...진지한 반성, 유족의 탄원 등에 감형(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19050004186)
• 아이를 죽이려 했던 부모가 법정에 섰다...피해 아이는, 가족은 용서를 바랐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16170003260)




⑤ 상처를 넘어선 삶


• "어머니를 가해자로 인정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인터뷰](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713550002925)
• 자녀 살해 후 자살로 매년 20명 넘는 아이 잃는다…"아동사망검토제 이제 도입해야"(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515100000795)
• 살기 서린 아빠의 눈, 그날의 상처 딛고...새순처럼 피어난 세 모녀(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311130005954)
•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114580002734)



 




한국일보는 자살예방 보도준칙을 준수합니다.


전주=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