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채용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올해 대부분 금융권의 신규채용이 전년보다 축소되는 분위기다. 비대면, 디지털 전환 등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권 인력 채용은 앞으로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 줄고, 비대면 전환 탓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총 645명에 그친다. 지난해 하반기(740명)와 비교하면 100명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3년 1880명, 지난해 1270명에서 올해는 1215명으로 감소세다.
NH농협은행은 이달이나 다음달 하반기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에서 지점 수가 가장 많은 NH농협은행은 지난 남양주별내지구아파트 해 하반기 580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연간 채용 인원은 전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의 채용 감소 흐름은 비대면·디지털 전환 가속화의 영향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4분기 기준 국내 영업점은 총 5559개로 전년동기(5731개) 대비 172개 줄었다. 줄어든 호박죽 영업점의 업무 상당수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권 인력 수요가 점점 줄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은행의 직원 수를 보면 같은 기간 11만3118명에서 11만1923명으로 1195명이 감소했다. 특히 정규직이 1507명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312명 늘었다.
A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창구 업무 금리인하 가능성 가 예전만 못하다 보니 점포와 인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현장에서도 신규인력보다는 기존 인력 재배치로 버티는 분위기가 강해 신규채용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채용에 나선다고 해도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채용이 늘어나는 흐름도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경력직 채용 선호
보험과 카드 업권에서도 신규채용이 위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이자 축되는 양상이다. 8개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롯데·BC 카드) 가운데 채용을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카드사 5곳에 그친다. 롯데카드는 하반기 신입채용 계획은 없고, 경력직 위주로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채용 계획이 미정이다. 따라서 카드업권 전체의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불법중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이나 비대면 금융 활성화보다도 업권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 인력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신입을 채용하지 않는 곳도 많아지는 추세"라며 "최근 공채 개념보다는 수시채용이나 경력직 채용이 주를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채용문 자체는 좁히지 않고 있다.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업무가 많아서다. 다만, 신입보다 비정규·경력직 채용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1·4분기 보험업권 전체 직원 수는 1년 새 156명 늘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은 181명 줄고, 비정규직은 337명 증가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보면 된다. 최근 보험업권의 실적이 괜찮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보험업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에 신입사원 육성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