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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자녀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그래서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 살해 후 자살'이다. 매달 3건가량 꾸준히 벌어지는 이 비극은 특정 가족의 불행이 결코 아니다. 경제·사회적 고립과 절망, 구조하지 못한 사회의 실패다. 5회에 걸쳐 외면해서는 안 될 이 비극의 현실을 추적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지난달 12일 대구 동구 신천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이틀 전 일어난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3시35분께 이 아파트 11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40대 어머니 A씨와 13살 아들, 11살 딸이 숨졌다. A제4이동통신수혜주
씨는 베란다 밖으로 추락한 상태였다. 대구=뉴시스


2022년 인천 당하동의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진 채 발견됐다. 40대 부모는 혼수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뒤 숨졌다. 집 안에서는 화장을 부탁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당시 가장은 소방기계·전기통신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일펀드가입방법
했다. 월소득 400만 원 초반대로 4인 가구 중위 소득의 80% 수준이었다. 4대 보험료나 공과금 연체 이력도 없었고 긴급복지 지원을 받은 적도 없었다. 나라에 요청한 복지 서비스라곤 10여 년 전 보육료 신청이 전부였다. 지자체로부터 복지서비스를 받는 '위기가구'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후 드러난 정황은 달랐다. 모친이 사망 디스플레이텍 주식
반년 전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고, 그 결과 빌라에 근저당과 전세권이 설정돼 있었다. 가족이 갑작스러운 경제난에 처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기존 위기가구 발굴 정보 39종과 추가된 5종. 현재는 3종이 더 추가됐다. 보건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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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 지자체에서는 전기·가스·수도 요금 체납, 금융 연체, 의료비 과다 지출 등 47종의 연계 정보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이나 건강문제, 사회적 고립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복지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있다. 극단적 사건을 사전에 예측, 미연에 방지해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행정 지표상의 한계를 지적한스마트폰주식투자
다. 저소득층이나 장애 가정 등 기존 취약계층 파악에는 유용하지만, 갑작스러운 경제적 추락이나 심리적 고립을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홍영오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경제적 파산과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투자 실패, 실직 등으로 갑자기 위기에 빠진 가정에 대한 선제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여도, 안으론 심각한 위기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시기별 자살률 변동. 그래픽=김대훈 기자


'신청주의'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복지 서비스를 받으려면 본인이 직접 신청하고 증빙서류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정신적·정서적 위기에 처한 이들이 이를 이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민정 수원시 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은 "특히 학력이나 사회적 기능이 높은 사람들이 갑자기 좌절할 때는 무기력감 때문에 더욱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낮은 문턱'의 창구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지역사회 기반의 '복지 발굴 모델'이 좋은 예시로 꼽힌다. 동네 마트나 약국, 편의점 등 지역민의 접점이 높은 곳을 복지 거점으로 지정해 신고를 장려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스·수도 검침원, 우편집배원을 '명예사회복지원'으로 위촉해 위험 신호를 포착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가족 애도와 상담, 정보 제공 표준을 마련하고 위기가구를 위한 양육 지원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엑설런스랩 기획유닛팀
한국일보 엑설런스랩은 범죄 수법의 묘사를 최소화하는 대신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심리와 회복 과정에 초점을 뒀다. 사건에 관련된 가족들의 신원 보호, 피해 아동들 상당수가 미성년자라는 점 등을 감안해 등장 인물들 이름을 가명 처리했다. 물론 등장 전문가는 모두 실명이다.

팀장= 김동욱 기자
취재= 김지현·한소범 기자, 백혜진 인턴기자

<글 싣는 순서>
① 참회의 눈물
② 두 번의 버림
③ 벼랑 끝, 비극
④ 처벌과 용서 사이
⑤ 상처를 넘어선 삶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① 참회의 눈물


• 3건 중 1건은 아이만 죽었다...자녀 살해 후 자살 260건, 분석 결과 모두 공개합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110300003636)
• 자녀 살해, 사망 아동이 7명?...국가도 모르는 '숨은 죽음' 2배 더 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116550005046)
• 시청의 통보…자녀 살해 후 자살 가정에 "치료비 4천만 원 갚아라"(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713520005534)
• 남편 잃고 7년 버틴 엄마...내가 내 아이를 죽이려 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113370004609)
• 자녀 살해 후 자살, 대체 왜? 막을 순 없었나?...기록 너머 현실을 들여다보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817010003426)




② 두 번의 버림


• 부모에게서 살아남은 132명...그중 78명, 국가는 행방조차 모른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917140005515)
• 자녀 살해, 아동학대 범죄로 못 박아야 아이들 지킬 수 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211310000623)
• '위험한 양육자'의 아동 학대...학교 병원 복지센터 누구도 나서 주지 않았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15520004174)
• 아동학대 의심스러운데 신고 머뭇거리는 이유...“보복 두려워”(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16020003114)




③ 벼랑 끝, 비극


• 자녀 살해 후 자살은 심리적 자해...사회적 좌절이 정신건강 위기와 만날 때 '폭발'(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822450000084)
• 자녀 살해 후 자살 사전에 막으려면...부모의 정신 건강 관리부터(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116070001166)
• 우리가 외면했을 뿐...엄마는 발달장애 아들과 늘 벼랑 끝에서 울고 있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914410002081)
•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214370001403)



 




한국일보는 자살예방 보도준칙을 준수합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