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수온 상승이 가속화할 경우 흰동가리가 멸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산호초 사이에 숨은 흰동가리. 게티이미지뱅크


만화 영화 캐릭터 ‘니모’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가 바다 수온 상승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고수온 현상이 산호의 백화현상을 가속화해 서식지를 잃은 물고기까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대 등 국제연구팀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중부 3개 암초를 조사한 결과, 해양 열파로 말미잘과 흰동가리의 공생관계가 붕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수온 상위 10% 달하는 고수온 현상이 5일 이상 지속하는 해양열파가 발생한 지역에서 산호과인 말미잘의 66~럭키세븐
94%가 백화했고, 서식 중인 흰동가리 94~100%가 자취를 감췄다.



흰동가리는 포식자를 피해 산호에 서식하면서 말미잘에 먹잇감을 제공하는 공생관계를 유지해 왔다. 연구팀은 “고수온 현상으로 하얗게 변한 말미잘에 흰동가리가 머무는 시간이 줄면서 서로 보호하고 먹이를 주는 공생관스톰게임
계가 무너졌다”며 “기후 스트레스로 개체군 붕괴 등 해양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멸종위기 생물로 분류된 흰동가리는 뜨거워진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 몸집을 줄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이 파푸아뉴기니 해역에 사는 흰동가리 암수 134마리의 몸길이를 5개월간 측정한 결과, 암컷 48마리(71앳스타
.6%), 수컷 53마리(79.1%)가 몸길이를 의도적으로 줄였다. 산호가 줄고 먹이가 줄어든 해양 환경에서 포식자로부터 몸을 감추고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연구를 진행한 테리사 누에거 교수는 “해수온도 상승으로 몸집을 줄이는 현상이 다른 어종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난다면 어류 감소 현상을 설명하는 설득력 있는 가설이 될 수 있다”선도소프트 주식
고 설명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