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손이선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지원본부장


“이제는 정말 혼자라는 고립감, 18세가 된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눈앞의 ‘돈’이 아닌 ‘외로움’,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이었다.”
말간 얼굴의 아직 청년이라 부르기 앳된 보호종료아동, 즉 자립준비청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 또는 위탁가정에서 지내다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하는 청년을 뜻한다. 본인이 원하면 만 24세까지 보호를 연장할 수 있지만, 결국은 사회로 나와 혼자 살아가야 한다.
“개인은 자기 성숙을 위 청약저축 한도 한 자원을 내면에 지니고 있지만, 그것은 적절한 심리적·환경적 조건 속에서만 발휘된다”(Rogers)는 말처럼, 자립준비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성숙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지지다.
작년 한 해도 1203명의 청년이 보호를 떠나 사회로 나아갔다. 그러나 이들이 홀로 감당해야 할 현실은 여전히 무겁다. 자립은 개인의 의지 학자금대출 원금균등상환 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든든한 사회적 관계망과 안정된 주거, 교육, 일자리 기회가 함께 마련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자립은 단순히 독립을 의미하지 않는다. 신혜령 전 한국아동복지학회장은 “자립은 개별적인 독립이라기보다 다른 사람들과의 대인관계 및 지역사회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스스로 심리적·사회적·경제적 독립을 유지할 수 있는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상태”라고 정의했다.
다행히도 최근 몇 년간 자립정착금, 자립수당, 주거 지원 등 제도가 마련되면서 사회적 안전망은 조금씩 두터워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사회, 기업, 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보태야 비로소 한 청년의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보 고금리전환대출 건복지부로부터 자립지원 업무를 위탁받아 전국 17개 자립지원전담기관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8500명의 청년을 정기적으로 관리하며, 개별적 상황에 맞는 사후지원과 맞춤형 자립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일회성 상담이나 단기 지원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지속해서 자립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심층 사례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파산선고비용특히 상담, 주거, 금융, 법률 등 현실적인 문제 해결부터 정서적 안정까지 아우르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해 청년들이 사회 속에서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청년들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자립준비청년 취업 활성화 협의체’를 발족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해 취업 기회 확대와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이 동참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확대할 예정이다. 단순히 직장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 ‘자립정보ON’을 운영하며 청년들이 언제든 필요한 정보를 찾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거·금융·취업 관련 정보뿐 아니라, 심리상담과 1:1 멘토링을 제공한다. 실제로 이를 이용한 청년들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청년들의 마음을 잇는 소중한 연결망이 되고 있다.
이렇듯 자립준비청년 지원은 단순한 복지정책의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홀로 끼니를 해결하고, 내일을 불안하게 준비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이 실패의 두려움보다 도전의 용기를 품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 자립준비청년의 여정이 고립이 아닌 희망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작은 관심과 따뜻한 연대, 그리고 협력이 모여 이들에게 희망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 아동권리보장원도 17개 자립지원전담기관과 함께 그 곁에서 흔들림 없는 동반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손이선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지원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