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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그릇/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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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혜안등 작성일07-04-02 10:42 조회1,45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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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그릇



나의 방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그릇이 있습니다.


나쁜 그릇만 먼저 골라 쓰다 손에 익어


더 쉽게 쓰이고


가까운 시람 만나면 귀가 떨어져 나간


그릇도 그냥 쓰고


좋은 그릇은 거의 꺼내지 않으니


쓰려면 망설여지고


손님 올 때만 살짝 꺼내쓰니


평소에 있는 것도 모르고


그러다보면 쓰던 그릇만 버릇처럼


자주 쓰게 됩니다.



내 안에는 여러 가지 이름의


마음그릇이 있습니다.


안좋은 마음그릇은 쉽게 튀어나와


그게 만성이 되어 버리고


가까운 사람 만나면 모난 행동으로 보여도


상관 안 하고


좋은 마음그릇을 쓸 생각도 안 하니


쓸 기회도 없고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꺼내쓰기도 어색하고


그러다보니 쓰던 마음 그릇이


내성격이 되었습니다.



어느날 내가좋아하는 스님을 뵈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음 그릇들을


꺼내 보여드렸습니다.


그러나 그스님께서 가지고


계신 마음 그릇은


엿볼 수 없었습니다.


허공을 대한듯,공기를 대한 듯,


투명할뿐입니다.


좋고 나쁨의 분별이 끊어진


스님은 고요한 미소만 보이십니다


깊은 바다가,부동不動의 대지가,


드넓은 의지가 느껴질뿐입니다.



《원성스님의 '마음그릇' 중에서》

초연/김연숙

댓글목록

해월화님의 댓글

해월화 작성일

아무리 소낙비가 오더라도 그릇에따라 빗물이 받히게 되어있지, 소낙비 전체를 받을수는 없답니다.떨어지는 빗물을 다받을수 있는 그릇은 바다 밖에 없겠죠,바다 만큼 넓은 그릇은 못되더라도 강 정도는 되어야 한 평생 사시는길이 복되지 않을 까요 ... 자신의 마당에 떨어지는 빗물이 바다인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