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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 용연사 영산회상도 등
1998년 도난…日 소장자가 기증
경기 양평=글·사진 박동미 기자
일본으로 유출됐던 조선 불화 2점이 27년 만에 환수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998년 도난당한 대구 달성군 용연사(주지 능도스님) 영산회상도와 삼장보살도를 일본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아 지난달 국내로 반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 불화는 현재 경기 양평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에 보관돼 있으며, 이곳에서 보존 처리를 거치게 된다.
조계종 불교문화유 항공권 산연구소 소장인 혜공스님은 이날 센터에서 취재진에 해당 불화를 공개한 후 “국가 지정 문화유산급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도난 과정에서 훼손됐고, 개인이 보관했기 때문에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수리·복원에 2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늘푸른론 용연사 영산회산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불화이다. 이번에 돌아온 영산회상도는 세로 4m45cm·가로 3m35cm로, 영산회상도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 도난당한 당시엔 제작시기를 알지 못했으나, 기증이 결정된 후 조사를 통해 1731년에 설 예식장 잠(雪岑)스님이 몇몇 승려와 함께 그린 것으로 밝혀졌다. 설잠스님이 수화승(首畵僧)으로서 그린 불화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조 화승은 통도사, 직지사, 미황사 등지에서 활동했던 포근스님, 세관스님, 설심스님 등이다.



27년만에 일본에서 돌아온 용연사 삼장보살도. 구미개인돈 조계종 제공


삼장보살도는 하늘 세계를 주재하는 천장보살, 지상 세계를 주재하는 지지보살, 지하 명부 세계를 주재하는 지장보살 등을 그린 그림이다. 이번에 되찾은 삼장보살도는 1744년 수탄스님 등이 조성했다. 세로 3m25cm·가로 3m30cm 크기이며, 형식과 화풍은 동화사 삼장보살도를 계승했다. 공무원 대출 이자 구성과 표현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다.
두 불화는 1998년 9월 말∼10월 초 용연사에 침입한 절도범이 그림을 고정하는 상·하단의 나무 봉 부위를 잘라내고 훔쳐 가면서 장기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고미술 관계자를 통해 일본의 소장자가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올해 3월이다. 기증자는 두 불화를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았으며, 일본으로 유출된 경위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불화가 한국의 문화유산이자 불교 유물이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조계종은 불화 전문가를 일본으로 보내 진품임을 확인했고,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아 최근 통관 절차를 마쳤다.



25일 경기 양평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에서 환수된 두 불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혜공스님. 박동미 기자


이날 공개행사에 참석한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은 “선의의 마음을 내어 이루어진 기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혜공스님은 “이번 환수를 계기로 여전히 일본에 산재한 많은 불교문화유산이 고국으로 돌아오는데에 힘이 실렸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