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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오른쪽) 대통령이 9월 24일 미국 뉴욕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 장관과 면담 하고 있다. /연합뉴스



韓, 연준 통화 스와프 요구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9월 24일 유럽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확정했다. 유럽연합(EU)이 △대미 보복관세 철회 △미국산 농산물 개방 확대 등을 위한 조치를 완료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8월 상호 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모두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달러(약 492조원)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한 후 대미 투자 펀드 구성 방식 등을 둘러싸고 해법을 찾지 못하는 한미 협상도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일본과 비슷한 현금 위주 펀드를 요구하는 미국에 한국은 연준 통화 스와프 등 안전장치 마련을 주문하며 맞서고 있다. 같은 날 열린 스콧 베선트 미 재무 장관과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간 면담 협의에서는 통화 스와프를 포함한 대미 투자 패키지, 환율 협상 등이 논의됐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의 안보 우산을 제공받은 동맹국이 외환보유액으로 들고 있는 미 국채를 100년 만기 무이자 채권으로 교환하고 이에 동의하는 국가에 연준 통화 스와프를 제공하자는 미란 보고서 구상에 주목한다. 달러 강세 구조 개선을 목표로 한 이 제안은 ‘월가의 현자’로 불린 졸탄 포자르(Zoltan Pozar) 전 크레디트스위스 전략가가 제안했던 모델을 차용한 것으로, 미국 정부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연준 통화 스와프라는 안전망으로 동맹국의 달러 유동성 위기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포자르는 동맹국의 무역·금융·안보를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해야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 맥락에서 통화 스와프는 동맹국의 금융과 안보를 미국에 종속시키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중국이 인민은행 통화 스와프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모색하는 것처럼, 미국도 달러 패권 유지 수단으로 연준 통화 스와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티븐 미란뿐만 아니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 장관도 졸탄 포자르의 강력한 팬(fan)”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구상을 토대로 한미 간 협상 교착을 미 국채를 매개로 풀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한국이 외환보유액으로 보유한 미 국채 만기를 초장기로 연장하고, 이를 담보로 미국은 연준의 통화 스와프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한국 자금을 장기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한국은 관세 합의 이행과 외환 안전망 확보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초장기 국채로 미국의 재정 부담도 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과 원화 절상을 용인하는 한국 정부의 구체 조치를 주문할 수도 있다.


Plus Point李대통령 “통화 스와프 없이 美 요구 수용? 외환 위기 직면할 수도”
“(한미)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 위기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이재명 대통령은 9월 22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전장치 없이 외환보유액(8월·4169억달러)의 85%에 달하는 3500억달러를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한미 협상 실무진 논의에서 언급된 통화 스와프를 이 대통령이 직접 거명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9월 24일 베선트 재무 장관을 만나 “한국은 경제 규모, 외환시장 및 인프라 등에서 일본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9월 23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로 한반도 냉전을 종식하겠다는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9월 21일 페이스북에 “외국 군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건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