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

  >   배움마당   >   불교대학   >   대학사랑방

대학사랑방

불교대학 2학년, 11월을 맞이하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도안신 작성일10-11-17 22:37 조회3,011회 댓글3건

본문

불교대학 2학년, 11월을 맞이하며....

아침마다 하얀서리가 나무와 들풀들의 온몸을 꽁꽁얼게해서 안쓰럽기도하다
어느새 한해를 마무리해야하는 끝자락에 온것 같아 시간의 빠른속도 만큼
가슴도 멍하고 시리다.

불교의 “ㅂ”자도 모른채 남편의 권유에 등떠밀려서 작년3월에 입학하게 되었다.
법당에서 두손모아 부처님전에 삼배하는것도 난생 처음인 것 같다.
“예불문” “반야심경”등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단어들이 분명 한글임에도 불구하고 읽는것도
쉽지 않았다.
그야말로 모든 것들이 생소함 그 자체였다. 1학기까지는 합장하는것 부처님전에
삼배하는것도 어색하였고 강의를 들어도 무슨말인지 무슨뜻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집에와서 공부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공부 잘하던 못하던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수업빼먹지 않을려고 애를썼다.
2학기부터 조금의 변화가 오는듯 했다.
따로 시간내어 외우지 않았고, 어렵게만 느껴진 반야심경이 수업시간에 그냥 줄줄나오지 않는가? 나 또한 놀라웠다.  이렇게 1학년말 쯤되니 하얀백지에서 뭔가가 희미하지만 보이는듯 했다.

봉화에 귀농한지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을 맞이하고 있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고 시골이 좋아서 남편을 따라왔건만 쉽지 않은게 귀농인것 같았다.
귀농은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것이 아니라 가족전체의 삶을 바꾸어놓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라고는 우리가족뿐인 낯선 봉화에서 정착하기란 그리 쉽지않았다..
밭에서 어떤 작물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생전에 처음해보는 농사, 육체적으로 힘들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아이들 학교문제, 서로성격이 다른 부부가 같은일을 함으로써 오는 갈등, 사람에 대한 그리움, 마음을 하소연할 친구가 없다는것 등등...
몇 년을 그렇게 힘든시간을 보내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조금은 바뀔 수 있는 배움의 즐거움이  세 가지 있었다. 그중 한가지가 불교대학에서 불교공부를 하는거였다.  모든게 집착에서 오는 괴로움, 모든게 내탓이고 내가 바뀌면 상대도 바뀐다는것, 등등...
하루종일 종종거리고 마음도 바쁘고 몸도 바쁘고, 어떨땐 숨쉴여유가 없이 시간에 쫓겨도 법당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진다. 그래서 좋다.

자신을 되돌아 보고 바뀔수 있게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주고 불교대학에 등떠밀어준 우리남편(설송)께 먼저 고맙고, 또한 입학해서 제마음속에 늘 고맙고 애쓰시는 심자재보살님께도  감사드리고. 우리 2학년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도반님들이 늘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여인네(道安信)가 되었습니다.
어려운 불교공부지만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오늘도 한없이 행복합니다.
성불하세요_()_

댓글목록

심자재님의 댓글

심자재 작성일

신심 깊으신 보살님과 처사님!!
진짜 존경합니다.

첨엔 처사님을 미리 알았죠?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이 그리도 정성스러울수가 없었습니다.

일년을 정성들여 계획하셔야 결실을 맺을수 있다는
반야심경을 아로새긴 사과공양~ 환상이었습니다.
이 글씨를 어떻게 깍아내겠냐며 아까워 하시던 보살님들..
그런 모습 처음 보았으니까요..

살생을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사과 병해충을 막기위해 어쩔수 없이 약을 친다시며
우리네 농사꾼은 어떻게 해야하는냐고 물으시던
진솔하신 그 모습..

수업시간 늦을까 부랴 부랴 쫒아 들어 오시던
성실하신 두분 모습 부창부수였습니다.

두분 지금까지 해오시던 그 모습 영원히 간직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성불 하세요..()_()_

묘광명님의 댓글

묘광명 작성일

저는 절에 다니다가 불교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서 들어와도
다른 처음 들어오신 도반님들과 별반 차이가 없더이다.

배움은 그래서 소중하고 즐거운가 봅니다.

같이 공부할수 있는 도반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이 소중한 인연 졸업하고도 계속 이어지기를 .....

성불하세요~~~

화담님의 댓글

화담 작성일

몸은 피곤하여도 마음만 행복하다면 참을 수 있다는말이있습니다.
보살님은  힘든농사일에도 조금도 표나지 않게 늘 연꽃잎처럼 맑고 푸른잎에 물방울 맺혀있더시
이미 자연의 의미을 알고계시는 분같아서 농부에 참모습을 볼 수 있어요.
공부할수있는 도반으로 인연이 되어서 그 모습 영원히 간직 할게요.


성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