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

  >   배움마당   >   불교대학   >   대학사랑방

대학사랑방

1학년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순희 작성일11-04-10 17:24 조회2,990회 댓글9건

본문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완연한 봄을 알리는 상큼한 토요일이다.

지난주 무리한 산행을 한 탓에 아직도 풀리지 않은 몸을 이끌고 약속장소에 나갔다. 언제나 그렇듯 처음 나서기가 힘들뿐이지 나서고 나면 아침공기는 늘 맑고 상쾌하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성지순례.. 늘 새로움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다.

약속시간에 맞춰 버스가 오고, 오늘 함께 할 35명의 일행을 만났다.  간간이 익숙한 얼굴도 있고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다. 가는 도중에 부회장님이 손수 준비해 오신 음식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이 바쁜 아침에 모두를 위해 이 많은 음식을 준비하시다니 정말로 대단한 분이시다.

처음 방문한 곳은 팔공산 갓바위다.  수능 시험철이면 어김없이 방송을 타는 그곳..  수많은 수험생의 부모들이 끊임없이 찾는다는 그곳..

갓바위를 오르는 길은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었다. 힘들게 올라가니 많은 인파로 인해 발 딛을 틈이 없었다. 입시철이 되면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간절한 소원을 비는 모습이 아직 불교의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나에게는 생소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어정쩡한 모습으로 주변을 서성이다 함께 온 법우들의 도움으로 겨우 삼배를 할 수 있었다.

갓바위에서 내려온 후 동화사에서 점심공양을 한 후 통일대불 전각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108배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운영진에서 미리 준비해온 공양물을 올리고 모두들 108배를 시작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108배였다. 그저 남들이 한다는 말을 들을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막상 내가 해보니 무척 힘이 들었다. 30번쯤 했을 때부터 무릎과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50번쯤 가니 더 이상 앉았다 일어서기가 힘이 들었다. 그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갈등이 생겼다.

그러는 사이 60..70..80.. 횟수가 늘어갈수록 오기가 생기고 요령도 조금씩 생겼다. 어느새 106번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고 마지막 108번째 고두배를 했다. 고두배는 부처님께 절을 이제 그만 하겠다는 뜻으로 하는 례라고 들었지만 그 시간 난 간절한 기도를 했다. 힘든 만큼 간절함이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진실로 간절하게 내 마음을 다해서 기도할 수 있었다. 108배를 하고 나니 비록 몸은 아팠지만 마음은 한없이 상쾌하고 가벼웠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송림사였다.

칠곡에 있는 송림사는 동화사의 말사라고 했다. 송림사의 대웅전은 부처님을 모신 곳이 특이했다. 법당 가운데 부처님이 모셔져 있었고 주변을 한 바퀴 빙 둘러서 돌아 나올 수 있는 구조였다. 모두들 삼배를 올리고 다음 코스인 고운사로 갔다.

오후 늦게 도착한 고운사는 엄마 품처럼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전혀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었다.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오래된 사찰이 옛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고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곳이었다.   부용반개형상(연꽃이 반쯤 핀 형국)의 천하명당이라고 하더니 가히 그런 명성을 얻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가족들이랑 꼭 한번 다시 찾아서 그땐 더 오랜 시간 머물러 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난 주말이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남편과 산을 다닌다. 그때마다 많은 절을 봤고 스님을 만났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어떤 의미를 가지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모든 게 달라보였다.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일까... 이번 성지순례가 내게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하면서 고운사를 떠나왔다.

댓글목록

무변심님의 댓글

무변심 작성일

보현반장님
애써 주심에 감사드려요^.^

처음 해 본 108배의 느낌과 그 간절한 발원
잊지 마시고 불자의 길에 밑거름 되시기를......
후기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강명옥님의 댓글

강명옥 작성일

꽃이란 시처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기회가 되신 듯해서 보기 좋아요.
저 또한 많은 걸 느끼고 온 하루였습니다.

불교대학 11로 인연 맺음을 감사합니다.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그날의 모습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멋진 순례기를 올려주신 반장님께 감사드려요.
힘들게 마친 108배의 기도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네요.
앞으로도 돈독한 신심으로 부처님곁에 한걸음 한걸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좋은 시간들
만들어 나가시고 날마다 행복한 시간 되소서.

총무님의 댓글

총무 작성일

좋은글 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특별한 인연으로 만났으니 앞으로 좋은 인연으로 남길.......
버스 안에서의 소개가 가슴에 남네요

무변심님의 댓글

무변심 작성일

총무님 고마워요^.^
자주 자주 들러
댓글 부탁해용^^^

강순희님의 댓글

강순희 작성일

앞에서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차양미님의 댓글

차양미 작성일

엄마품에서 노닐다가 벌칙으로 쓴 후기가 너무 멋지네요.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심정미님의 댓글

심정미 작성일

함께 할수 있어 좋은 인연이라  생각됩니다.보현 반장님 !
좋은글 잘 읽어보고 갑니다.

허순연님의 댓글

허순연 작성일

강순희 보현 반장님!!  좋은 만남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성지순례에서 함께 한 시간들이 생각납니다..
쭉~~~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