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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의 길을 성지순례에서 찾아 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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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명옥 작성일11-04-10 22:49 조회2,886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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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곁을 맴돈 시간이 있었지만 가까이 가기엔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

항상 의기소침하며 주저앉기만 한 시간이 십여 년입니다.

남편이란 평생의 벗을 만나면서 집안의 종교로 자리 잡은 불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절이란 곳을 스스럼없이 다녔지만 공부를 법전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간절히 기도드릴 기회도 없었습니다.

몇 년 전 친정어머님을 갑자기 잃고 삼일기도를 하러 간 절에서 이제 공부를 해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지만 생활이 아니 저의 게으름이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운전을 배우면서 제일 먼저 마음먹은 것이 축서사의 불교대학 입학이었고 내 본 직업을 위한 대학입학이었는데 두 가지를 하기에 버거워 미루던 중 지인의 동참으로 불교대학을 입학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학기 중에 성지순례 기회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일정과 장소가 잡힌 후엔 어릴 적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어떻게 할 가 무엇을 할 가  고민하며 지낸 며칠의 시간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성지순례 당일 시간 맞추어 나간 버스 안에 학감스님이신 혜림스님이 앞좌석에서 온화한 미소로 인사 나눠주시니 어제의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한 분, 두 분 낯익은 얼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출발을 하면서부터 이 곳 저 곳에서 나오는 인사말과 사무처에서 성지순례 일정표와 간단하게 성지순례 장소의 설명서를 받아 읽으면서 세심한 것까지 신경써주심에 한 번 더 감사했습니다.

부회장님의 맛있는 미역국과 나물 , 김치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면서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을 피웠을 분의 수고에 그저 고개 숙여지더군요.


팔공산 갓 바위의 명성은 미리 들었지만 올라가면서 느끼는 벅참과 갓 바위를 마주했을 때의 경이로움은 저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습니다.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갓 바위의 모습은 근엄하고 너그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먼저 자리 잡고 계셔서 긴 시간을 머무르진 못했지만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불자의 길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 기분이었습니다.

내려오는 발걸음은 숙제를 한 가지 완성한 학생처럼 가벼웠습니다.


동화사를 향해 올라가는 길에 첫 대면이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이 만들어준 작은 폭포였습니다. 폭포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작은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살아오면서 내 마음속에 쌓여있던 번뇌를 씻어놓고 올라가서 부처님을 뵈라는 뜻인 것 같아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점심공양시간인지라 먼저 공양부터하고 통일대불 전각에서 108배를 올렸습니다. 전에 다니던 절에서 108배를 올렸을 땐 나 혼자 하는 것이어서인지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많은 분들이 동참하시고 앞에서 지인님이 같이 해주셔서인지 별 무리 없이 끝낼 수 있었습니다. 같이하시는 분들의 울력으로 저 또한 그 힘으로 이루어낸 것 같습니다.

법당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제 소망을 간절히 부탁드리고 부처님의 자비가 제 가정에 이루기를 부탁드렸습니다.

동화사 올라가는 길은 한 길이지만 내려오는 길은 각자의 마음의 길을 만들어 내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각자의 불심과 성심을 담아 기도드리고 내려오는 길은 누구의 길과도 비교되지 않는 듯합니다.

 

호국안민을 위한 기원보탑이 있다는 송림사를 도착해서 바라본 5층 전탑은 다른 탑과 달라보이진 않았지만 특별한 뜻이 있는 것이어서 마음의 눈에 담아왔습니다.

의성, 안동, 영주, 봉화, 영양에 산재한 60개의  대소 사찰들을 관장하는 고운사를 들렸을 땐 작지만 당당한  곳이란 느낌이 와 닿았습니다.

법당에서 삼배를 하고 나오면서 마당 한곳에 놓아둔 작은 돌무더기를 보면서 저도 괜히 소원을 빌어보고 싶었습니다.

오래 된 듯한 작은 거처를 보면서 이곳이 얼마간의 시간을 이 자리를 지켜왔는지 느껴지더군요. 불자로서 지내온 십여 년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스스로 작아졌습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나오는 부처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아 ... 맞아 그렇지 하며 오래도록

숨겨두었던 부모님의 모습과 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것인데 소홀하지는 않았나 그저 편히 지내지는 않았나 싶네요.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가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한번 찾아뵙고 싶네요.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느긋해지고 게을러지던 제 불자로서의 길이 바뀔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 항상 기도해라 부처님 계신 곳을 자주 찾아뵙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마라

하시면  스치는 말씀으로만 들었는데 이제 열심히 기도드리고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항상 그 곳에 계시고 나를 지켜봐주시는 부처님이 가까이 계시는데 모른 척 얼굴 돌리며

제 편한 변명으로 지내온 것 같습니다.


오늘 한 걸음 더 부처님 곁으로 다가설 기회를 만들어주신 축서사 불교대학과 인연이 닿은 것도 감사드리고 많은 준비를 해주신 사무처 분들과 앞서서 준비해주신 임원진들께도 감사드려요.

11기 동기생 분들과 함께 다 하면 좋았을 텐데 동참하지 못한 분들의 아쉬움을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성지순례로서 떨쳐버리길 바라겠습니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먼 여정보다 더 알차고 벅찬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일행들의 얼굴에 동참하기를 잘했다는 뿌듯함이 보여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댓글목록

무변심님의 댓글

무변심 작성일

문수반장님
애써 주심에\ 감사드려요^.^

예쁘고 달콤한 사과  잘~~먹었습니다.^^^
도반님들과 함께한  108배
버스안에서의 부처님 말씀[부모은중경]으로
한 걸음더 부처님의 곁으로 다가서는 기회가
되었다니 고맙습니다.

좋은 인연입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세요.()()()...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1학년 도반님들은 글 잘 쓰는 분들만 임원님이 되신것 같네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우리 코너를 잘 꾸며주시면 많은 도반님들께도 도움이 될듯 합니다.

차양미님의 댓글

차양미 작성일

항상 웃는 얼굴로 도반들을 대해 주시고, 예쁘고 싱싱한 사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심정미님의 댓글

심정미 작성일

불교대학에 함께 들어와 뭐든 같이 할수 있어 즐겁고 행복 합니다.
사진도 올리고 사과도 맜있게 먹을수 있게 해줘서 고맙네...
불교 대학을 계기로 더욱더 돈독한 친구사이가 되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