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수행장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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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화심 작성일06-12-05 15:21 조회2,861회 댓글2건본문
신라의 원효(元曉)가 출가 수행자를 위하여 지은 발심(發心)에 관한 글.
수행인이 부처될 마음을 일으켜 거룩한 행을 닦는 요긴한 말을 적은 총 706자의 사언절구(四言絶句)로 된 짧은 글이다.
發心修行章(발심수행장)
夫諸佛諸佛이 莊嚴寂滅宮은 於多劫海에 捨欲苦行이요 衆生衆生이 輪廻火宅門은 於無量世에 貪欲不捨니라. 無防天堂에 少往至者는 三毒煩惱로 爲自家財요 無誘惡道에 多往入者는 四蛇五欲으로 爲妄心寶니라. 人誰不欲歸山修道리요마는 而爲不進은 愛欲所纏이니라. 然而不歸山藪修心이나
[마음을 내어 수행하라.]
훌륭한 분들이 이 세상을 밝게 살아가심은 남이 하기 어려운 수행을 많이 하셨던 결과이다.
위대한 존재는 과거에 수행하였고, 현재에 수행하고, 미래에 수행할 것이다.
온 세월 그대로 수행으로 계시는 분이 부처님이다. 인생은 곧 수행이다.
어리석은 중생들이 고통으로 허덕이는 것은 탐심 때문이니 분수를 잘 생각하여 자기 그릇에 맞게 처신하고 허욕은 부리지 말라.
범부 중생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번뇌로 그 양식을 삼기 때문이다. 번뇌는 사바세계를 만들고 보리는 정토 세계를 만든다.
이 세상 살면서 마음이 편치 못하는 것은 온갖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욕심을 쉬면 세상은 자기 것이다. 욕심은 갈증 날 때의 짠 소금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더해진다. 모든 사람들이 여우언의 세상을 그리워는 하지만 애착 때문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애착이 업력이 씨앗되어 윤회의 밭을 가꾼다.
절에 들어와 마음 닦는 공부 할 수 없다면 세속에 살면서 착한 일이라도 많이 해야한다.
隨自身力하야 不捨善行이어다.
自樂을 能捨하면 信敬如聖이오 難行을 能行하면 尊重如佛이니라. 慳貪於物은 是魔眷屬이요 慈悲布施는 是法王子니라 高嶽峩巖은 智人所居요 碧松深谷은 行者所捿이니라. 飢飱木果하야 慰其飢腸하고 渴飮流水하야 息其渴情이니라.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데도 전체를 위해 그것을 버린다면 그 사람은 성인이다. 성인은 자신은 버릴지언정 전체는 버리지 않는다.
온 세월과 온 공간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어렵더라도 묵묵히 그 일을 행하는 사람이 부처님이다. 자기 것 아끼고 남의 물건 탐내는 이는 큰일을 할 수 없다. 큰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 것, 남의 것을 그렇게 따지지 않는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베풀면서 사는 사람은 부처님의 자식이요 대 보살이다. 손해 본 듯 주고 사는 사람은 그 마음 부처님 닮아 편안하지만 남의 물건 뺏아 사는 사람은 그 마음 마구니 닮아 불안하다. 수행 할 때는 마음 안팎으로 조용하여야 한다, 돌아다니는 몸 쉬고 헐떡 거리는 생각 쉬어야 한다. 정말 공부하는 사람이 되려면 먹는데 신경 쓰지 말고 물 한 모급이라도 감사하라
喫甘愛養하야도 此身은 定壞요 着柔守護하야도 命必有終이니라. 助響巖穴로 爲念佛堂하고 哀鳴鴨鳥로 爲歡心友니라.
拜膝이 如氷이라도 無戀火心하며 餓腸이 如切이라도 無求食念이니라. 忽至百年이어늘 云何不學하며 一生이 幾何관대 出家니라.
사람들은 식탐을 부린다. 그런데, 좋은 것이라 하여 많이 먹어도 크게 좋을 것이 없다. 겉모양 좋은 옷 찾지 말고 속 모습 그 마음 가꾸는데 전력하라. 겉모양은 유한하지만 속 모습은 무한하다.
외로워야 공부가 되는 줄 알고 쓸데없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라. 진실한 벗 없다면 차라리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는 편이 훨씬 더 낫다.
환경여건을 탓하지 말고 수행하라. 도가 높아지려면 장애가 있기 마련.
장애 가운데서 보리도를 얻는 법이지 편안함 속에서 일을 성취하는 법이 없다.
한 평생은 잠시 잠깐이다.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질 않는다. 이생을 놓치면 만겁에 한이 될지도 모른다.
不修放逸고 離心中愛를 是名沙門이요 不戀世俗는 是名出家니라.
行者羅網은 狗被象皮요 道人戀懷는 蝟入鼠宮이니라. 雖有才智나 居邑家者는 諸佛이 是人에 生悲憂心하시고 設無道行이나 住山室者는 衆聖이 是人에 生歡喜心하나니라.
雖有才學이나 無戒行者는 如寶所導而不起行이요 雖有勤行이나 無智慧者는 欲往東方而向西行이니라.
바깥경계에 대한 애착을 여의어야 바른 공부를 하는 수행자다. 수행자는 보아도 본 바 없고 들어도 들은 바 없어야 한다. 살랑바람에 흩날리는 가을 낙엽이 되지 말고 세찬 바람에도 꿋꿋이 버티고 앉을 겨울 방위덩어리가 되라.
하나를 버려 천을 얻으라.
하나만을 생각하는 소아적 삶이 아니라 천속에 하나까지 포함되는 대아적 삶을 살아야 스님이라 할 수 있다. 스님이 어찌 하나를 쫓아 세속을 기웃거릴 수 있으리오.
수행자는 처자권속의 그물을 벗어나야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고치 속에 갇힌 나방이 자기 틀을 뚫고 나왔을 때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이다.
속가에서 살다보면 타성에 젖어 그것이 바른지 그른지조차 인식되지 않는다. 다소 공부가 된다 하나 분위기 때문에 멀리 나아가기는 힘들다. 비록 큰 정진은 없더라도 절에 살다보면 차차 공부가 익어간다. 세속에 살 수 밖에 없는 인연이라면 틈틈이 시간을 내서 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향 내음이 몸과 마음에 훈습된다.
절을 찾는 불교신도들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마음이 너그럽고 긍정적이다. 그리고 행복지수가 높다. 삼보의 가피를 입기 때문이다. 비록 아는것은 많더라도 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부지런히 행하더라도 지혜가 없이는 그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
출처 : 영남 불교대학 카페
댓글목록
심자재님의 댓글
심자재 작성일여름 밤의 열기(서당과 훈장님)가 되살아 납니다. 그 훈장님도 그립습니다..
연화심님의 댓글
연화심 작성일그땐 정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서당 분위기였어요 그죠~ ㅎㅎㅎ 지금 읽어도 처음 보는 내용인듯 하니 어찌하옵니까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