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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하며 삽시다(혜향스님:광주 향림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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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화심 작성일06-11-30 11:28 조회3,0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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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낮추면 낮출수록

부처의 길 넓어져요”

마음한번 돌리면

거기가 바로 극락




자신을 낮추고 살아가는 것은 불자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바람직한 생활


태도입니다. 모름지기 사람들은 불가의 하심을 알지 못하더라도 세상에 어울려 사는 법으로써 자신을


낮출줄 알아야 합니다. 문명의 발전과 문화의 다양성으로 세상이 갈수록 개인주의화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웃조차도 경계해야할 사람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하셨는데 이는 인간 개개인의 존엄성과 평등성을 설파하신 것


입니다. 중생들에게 누가 잘 나고, 누가 못나고 하는 경계의 분별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가르친 것이


지요.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요즘에는 더욱더 한 뼘이라도 더 커 보이고 잘 나 보이려고 발돋움하는 어


린애 같은 모습만 보이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은 해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복전을 넓혀 줍니다. 그렇기에 자기낮춤은 불자에게는


초발심이요, 세상 중생들에게는 언제까지나 은은하게 퍼지는 따뜻한 이웃사랑의 마음입니다. 또한 자


기낮춤은 조화를 향한 길이요, 부처에게로 한 발짝 다가서는 신행의 행동입니다. 무릇 자기낮춤은 몸


으로 표현하는 거짓된 행동이 아닌 마음으로 이루어 질 때 비로소 가치 있고 남을 이롭게 합니다.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자신의 업을 덜어내고 자신의 허영을 덜어내는 것이 결국에는 스스로에게 이득이 됨


은 자명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절에 일곱 살짜리 사내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같이 사는 아이들이 이 녀석을 따돌리고 구박하기


가 일쑤여서 아주 천덕꾸러기 행세를 하기도 하고, 가끔은 쥐어박히기도 합니다. 이 녀석은 처음에는


울기도 했지만 지금은 구박을 받거나 쥐어박혀도 항상 웃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쥐어박히면서


웃는 녀석의 속이 어떤지 알지 못하지만 이렇듯 아이들 세계에서도 약자를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조금은 허탈하고 씁쓸함이 입안 가득 고여옴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이는 아이들의 문제라


기보다 현재의 중생들 모습임을 어찌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을 낮추려고 하지 않는 요즈음 우리는 부처님의 법을 믿고 따르며 자비를 행하는 것도 중요하지


만 스스로 부처가 되려 발심을 내는 것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스스로 발심해 하심을 갖고 이타를 행하


면 이러한 이타로 인해 뭇 중생들이 부처님 법을 받아들여 세상은 맑고 향기로워질 것이기 때문입니


다. 그러나 삶과 죽음의 경계가 바로 코앞에 있어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마음 한번 돌리지 못하는 사람


들에게는 부처님 법이 뒷간의 작대기만도 못하고 자기 낮춤도 머릿속에만 든 공허한 것에 불과합니


다. 결국 낮아지지 않으면 집착은 업처럼 자신을 괴롭힐 것이고, 육도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마음을 낮추면 낮출수록 불성은 커지고 커져 수미산과 같아져 집착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심하여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악업을 짓지 말고 선업을 쌓고 또 쌓아 끝내는 업을 멸하


는 것이 고통의 바다로부터 헤어날 수 있는 지름길인 셈이지요.

마음 한번 돌리면 거기가 바로 극락이요, 마음 한번 잘못 먹으면 그것이 바로 무간 지옥의 고통입니다.


이렇듯 마음 한번 바꾸는데는 자기낮춤이 바늘 끝 불성을 깨우치는 소리입니다. 우리 모두 하심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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