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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 벗어난 초발심 내자 (반월스님 : 부산 연등사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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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화심 작성일06-11-27 13:00 조회2,929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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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의 깊고 깊은 정각의 세계는 깊고 푸른 바다와 같습니다.


어떠한 강줄기도 결국은 바다에 이르러 큰 바다의 품에 들어가듯이 부처님


의 가르침은 어떠한 중생도 결국은 깨달음의 장에 도달하고야 만다는 사자


후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불법의 큰 바다에 들기는 어려우므로 초발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처음 발심한 인연공덕은 지


고지순해서 그 가치는 무량광이라 했고 온 법계의 가장 수승한 공덕과 동등


하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한다고 해도 한번 초발


심을 낸 사람의 마음 공덕에 비하면 발끝에도 미칠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왜


냐하면 초발심의 마음을 내는 것은 자기 마음속에 있는 번민, 고뇌, 집착, 한


계 등 일체를 벗어나 우주법계를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결심이기 때문입니


다. 이와 같이 진정한 초발심은 당장 지금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에서 탈피하


려는 소극적인 발심이 아니라 우주의 섭리를 알아내어 현재의 고통과 인연


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려는 적극적이고 대의적인 의지인 것입니다. 즉 나 하


나만을 이익되게 하려는 작은 마음이 아니라 일체을 더불어 복되게 하겠다


는 하화중생의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초발심의 마음을 잃지 않고 다겁생래에 쌓여 있는 업식을


씻어 내고자 정진을 해 나가야 합니다. 많은 불자들은 흔히 ‘여태까지 지은


죄업을 용서해 주십시오’ 하는데 그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한단계 나아


가 내가 지은 것으로 오는 것은 과감히 받아들이고 이제부터는 선업을 쌓아


청정무구한 마음을 드러내겠다는 적극적인 발심을 내고 곧바로 행으로 옮기


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선업을 쌓고 실천을 하는 지혜가 부처님 법입니


다. 부처님의 말씀은 우리가 자기 자신의 길로 바로 들어서도록 길잡이입니


다.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믿고 밝혀나간다는 다른 말이므로 부


처님의 말씀을 자주 듣고 실천해 나가면 나에게 가득 쌓인 습기가 제거되어


현재 나에게 오는 어떠한 인연이라도 수용하는 대긍정의 마음을 얻게 됩니


다.

경전에 중생을 비유하기를 바다 가운데서 목이 마르면 바다물을 마시는 존


재라고 했듯이 우리는 살다가 괴로우면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않고 바다물


을 마셔 갈증을 심화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즉 생로병사를 거듭하며


육도윤회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우주 법계의 진리는


원융자재하고 평등하다는 것을 설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의


고통을 벗어나려는 급급한 마음을 쉬고 원융자재한 불법의 경지를 터득하여


근본을 해결하려는 큰 욕심, 즉 진정한 초발심을 내어야 하는 것입니다.

불교는 자력의 종교입니다. 불교는 구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염


불하고 기도하고 부처님께 예경하는 것은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는 미혹들을 정화해 주는 매개체인 것입니다. 물을 건너는 뗏목


의 역할을 하는 것이 법문이요, 법당입니다. 여러분들이 끊임없는 정진을 이


어가며 습기를 제거하고 자신의 미혹을 떨쳐 나간다면 언젠가는 염불이나


기도는 물론 불교라는 큰 틀까지도 벗어나는 대자유의 경지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금생에 열심히 부처님의 법을 듣고 번뇌 망상을 여의어


서 언젠가는 큰 바다에 이르고야 말겠다는 초발심의 마음을 이어가시기 바


랍니다.



댓글목록

심자재님의 댓글

심자재 작성일

한 분의 희생으로 가만히 앉아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힘든 만큼 복 받을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