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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몽쇄언(꿈과 인생)/자서自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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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15-05-11 17:51 조회4,1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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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自敍

월창 거사月窓居士는 해동 海東 사람이다.

타고난 성품이 어리석고 못나서 남과 사귀어 놀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고요한 밤이 되면 언제나 창문을 열고 달을 상대하여 유연悠然히 홀로 앉아 있곤 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호를 월창月窓이라고 하였다.

 

하루는 술에 취하여 창 아래에 쓰러져 누웠다가 그대로 한 꿈을 꾸었다.

잠이 깨어서 사람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니, 듣는 이가 어리둥절해 하였다.

 

이에 그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 본 바를 적어

<술몽쇄언<술몽쇄언述夢瑣言>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 말이 자질구레하고, 좀스러워서 꿈 깬 사람을 대하여 이야기할 만한 것이

못된다는 뜻이다.

 

 

月窓居士 海東人也 素性愚拙 不喜交遊

每於夜靜 開窓對月 獨坐悠然

因自號曰月窓 一日頹臥窓下 仍成一夢

睡覺向人言夢 聽者茫然 乃記基說

志厥所見 名曰述夢瑣言

謂其言瑣屑 不足爲夢醒者道云爾

 

 

이 서문 가운데 "남과 사귀어 놀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고요한 밤이 되면 언제나 창문을 열고 달을 상대하여

유연히 홀로 앉아 있곤 하였다...."고 한 대문에서,

우리는 이 <술몽쇄언>의 저자인 월창 거사月窓居士

사색에 잠겨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그의 그 유연한 인간상을 생각하면서 고요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간다면, 반드시 무엇인가

우리의 가슴에 오는 것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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