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의 철학과 수행으로의 나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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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15-03-27 11:42 조회4,531회 댓글0건본문
문제는 신뢰였다. 어느 정도의 신의가 바탕이 되었가의 문제였으며 어떤 가치관의 소유자인가의 문제였다.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사건을 접한 전국민의 반응은 아주 따뜻했다. 그것은 평소 그가 쌓아놓은 신뢰였으며 그가 갖고 있는 한국에, 한국인에 대한 애정의 척도였다.유행하는 트위트에는 그야말로 '리퍼트 효과'라 할 만한 글들이 그치질 않았고, 그는 그런 한국인들에게
"같이 갑시다."라는 말로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이다.
그렇다. 평소 삶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 오늘 난 '내가 만약 리퍼트였다면...'이라는 가정을 한 번 해 본다. 첫째는 과연 그처럼 의연하게 대처
할 수 있겠는가 라는 자문이며 두 번째는 나를 향해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평소의 나를 평가하며 무작정 나를 지지해 줄까 라는 자문이었다.
세상에는 밝히지 못하고 덮어두고 지나가는 일들이 무수하다. 낱낱이 해부하고 옳고 그름을 선별하기에는 그 사안의 골이 너무도 깊게 자리를 잡고 있는 까닭
이기도 할 것이며 더러는 기를 쓰고 시비를 가려봤자 결국에는 수포로 돌아가는 한낱 '공염불'에 그칠 것이 뻔하기 때문인 까닭도 있을 것이므로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 일들이 부지기수일거라는 추측 때문이다
그러니 불의를 보고도 정의로움은 늘 고개를 숙여야 할 때가 있고, 소소하게는 담배공초를 던진 앞차의 운전자를 쫓아가 일벌백계로 응징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아도
그 뒤에 따를 화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 더 큰 문제가 되므로 울분은 속으로만 품고 죽어도 행동은 옮기지 못하는 때가 바로 그런 상황이다.
조금 더 거시적인 시선으로 돌려본다. 독일의 앙겔라 매르겔 총리는 독일이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임을 밝히며 몇 차례 전사자들의 묘역을 참배했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일본 아베 총리 관저를 방문하여 아베총리와 일본인들의 반성 없는 만행을 꼬집었다.그로써 세계 언론에서도 매르겔 총리의 선지자적 행보를 높이 평가했으며
반면 아베 신조의 뉘우침 없는 행동은 반드시 참회가 이루어져야 할 대목이라며 입을 모아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것은 정치적인 관심사이기도 했으나 4년 전 일본을 휩쓴 쓰나미로도 인과응보요, 사필귀정이며 권선징악이라는 배운대로의 사자성어가 말풍선처럼 나의 뇌파를 건드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웃나라로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었다. 아비규환의 섬나라에 대륙의 기상을 보여준 셈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달랐다. 아직도 위안부 문제를 자신들의 과오로 뉘우치지 않고 있으며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는 우리 국민의 정서에 치유되지 않을 더 깊은 골을 패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일본은 우리에게 있어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먼 나라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리퍼트 주한 대사. 그는 질곡의 우리 역사와 우리네 어른세대들이 겪은 영화(국제시장)을 관람한 뒤 실제 부산의 국제시장을 찾아 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확인했으며 그들과의 정감어린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자칫 전시적인 사찰로 보여질 수도 있으나 그의 웃음에는 한국인들에 대한 신뢰가 증폭되는 시간이었으며
언론에 비쳐진 그는 외교관이라는 직분을 넘어 친근한 동맹국가의 이웃으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되고 있었다. 그러니 대사의 피습에 전국민이 나선게 아니겠는가.
누구나 없이 삶이란 경제논리를 떠난 마케팅이라는 생각이다. 잘 다듬어진 나를 세일즈하는 일은 경험과 기억을 통한 성장의 촉진제이며 더 훌륭한 인격체를
만들어 가기 위한 매일의 연마인 셈이다. 그러나 삶은 통찰이며 곡진한 수행인 것이다.
오늘도 난 그 곡진한 수행의 과정에서 우러나온 신의와 친절, 관용,자비를 되뇌이며 정중한 걸음을 옮긴다.
글. *** 맑은소리 맑은나라 대표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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