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   종무행정   >   계간지   >   최근호및지난호

최근호및지난호

소중한 만남이 정법이랍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02-10 17:05 조회2,688회 댓글0건

본문

소중한 만남이 정법이랍니다

혜광명_대구

 

이 한 몸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불가에 인연을 맺은 지 12년! 남편의 사업실패로 가정은 파산지경이었다. 하늘 아래 기댈 곳이라곤 아무데도 없었다. 내 삶이 애처로웠는지 지인들이 도움을 주었고, 남편에 대한 증오와 원망으로 세상까지도 미워하게 되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우리가족의 생활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락의 생활이었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살아왔던 나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잡은 듯 부처님과의 인연이 시작이 된 것이다. 철원의 심원사에서 행하는 합동천도재에 동참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나의 인생에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고, 부처님 전에 지극하게 절을 올리면서 모처럼만에 마음의 평온함을 맛볼 수가 있었다. 삶이 조금씩 변화가 되고 있다는 걸,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자신을 보면서 부처님에 대해서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되었다.

부처님을 알아가는 시간들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던 어느 날 친정아버님의 임종을 맞게 되었다. 못난 딸자식을 위해 음으로 양으로 보살펴 주셨던 아버지, 좋은 모습 한 번이라도 보여드렸으면 좋았을텐데…. 걱정만 하시다 가셨으니 ‘생활이 어렵더라도 아이들을 반듯하게 잘 키워야 한다.’며 항상 편안 웃음을 보여 주셨는데. ‘아빠 !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당신이 계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당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아버지의 49재를 마치면서 다음 생에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부처님과 불법에 귀의 하시기를 기원해 드렸다.

홀로 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던 어느 날 불교방송을 통해 무여 큰스님의 법문을 접하게 되었다. 너무나 맑고 청아한 모습으로 ‘모든 사람은 높고 낮음이 없으니 간절하게 기도하고 공부하면 위없이 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고 법문하시는 모습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언제쯤이면 나도 큰스님과 인연이 되어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고 정법을 만날 수 있을까? 도반과 함께 시절인연을 기약하고 가까운 절에 다니며 열심히 기도를 올리던 중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무엇으로 답답하게 생활하던 차, 그동안 고대하던 무여 큰스님을 친견하기 위해 봉화행 버스에 도반과 함께 오르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과 두려움, 부끄러운 마음이 어우러진 나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였다.

축서사의 첫인상은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하늘 공원’ 이라고….

도량 중앙에 우뚝 서 있는 부처님 진신사리탑! 부처님의 위용을 나타내듯 당당했으며, 엄숙한 부처님의 법이 살아 있는 여법한 도량에 고개를 숙이며 ‘부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먼 길 오느라 힘들었을 거라며 공양을 먼저 하시라는 보살님의 안내에 어색하고 거리감 없이 고향에 온 듯 아주 마음이 편안하였다. 큰스님의 법력이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정갈하고 따스함이 배어있는 축서사 도량. 무여 큰스님을 뵙기 전부터 나와 도반은 큰스님의 마음을 접하고 있었다. 합장으로 답해주시는 큰스님을 앞에 하고서야 또 한번 놀라움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렇게 법력이 있으시면서도 상대에게 하심하시는 큰스님의 자애로운 모습!

심장이 일순간 멈추는 기분이었다. 번뇌 망상으로 들끓던 마음이 평온함을 찾을 수 있었고, 살아 온 세월의 무상함과 잘 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얼마나 부끄럽던지 업경대에 올려진 기분이었다.

‘어미가 자식을 품는 마음처럼 지극히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어떤 위치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최고가 되라.’는 말씀과 함께 도반과 나에게 과제를 주셨다.

큰스님을 뵙고 난 후 몸과 마음은 날개를 단 느낌이었다. 박복하기만 한 줄 알았던 내 인생이 이렇게도 행복한 순간이 있다는 것이, 지난 세월 원망과 슬픔으로 일관되었던 시간들이 오히려 나를 정법으로 인도해 주는 과정이라는 믿음, 부처님과 큰스님과의 인연으로 더 이상 나의 생활은 지옥이 될 수가 없었다.

오늘도 아이들과 행복한 생활을 보내며 작은 바람이지만 부처님전에 서원을 세워 본다.

거룩하신 부처님!

세세생생 지어왔던 모든 악업들 부처님 전에 머리 숙여 참회하옵니다.

열심히 기도 정진하여 많은 이들에게 불법 진리를 전하고, 아이들을 반듯하게 키워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사회와 나라에 큰 공헌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서원합니다.

소중한 가족들 원망스럽던 남편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무여큰스님과 인연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