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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종교관을 지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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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02-10 16:51 조회3,0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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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종교관을 지향하며

 

혜룡_서울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서 먼 옛날 고대의 원시시대 때부터 첨단의 디지털 전자시대인 현재까지 그리고 먼 후세까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늘 함께 해 왔고, 또 늘 함께해 갈 역사와 문명의 소산이 바로 종교라 할 수 있습니다.

먼 옛날 원시시대에서는 태양이나 큰 산, 큰 강, 큰 바위, 큰 나무들 자체가 외경의 대상으로서 숭배 되었고 각 민족과 지역마다 토속적인 샤머니즘인 무속신앙이 민족종교로 발전되었으며 약 2,600년 전 부처님 탄생 시점의 인도에서는 현재의 기독교 하나님인 야훼(주님)처럼 초절대 창조주인 브라만신(교)을 숭배해 오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우리 석가모니 부처님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도 엄청난 개혁자요, 선각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 당시까지 누구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계급사회 신분혁파와 자비평등사상과 천상천하유아독존(개개인의 절대적 생명가치)등등을 강력한 메시지로서 세상에 널리 밝히시고 실천해 보이셨으니까요. 물론 무명으로부터 위없는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밝혀주신 가르침이 가장 위대하다 할 수 있지만요.

세상에는 참 다양하고도 많은 종교가 있는데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환경과 인연에 따라 자신의 종교를 선택하고 저마다 자신의 종교가 최고라 확신하며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상에는 종교 갈등으로 인한 온갖 다툼과 전쟁이 끊이질 않고 있고 사실 우리 주변 곳곳에서도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일부 종교인들의 병폐를 많이 접하며 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선교를 제일로 표방하고 있는 일부 종교인들은 한결같이 천지창조론을 절대 명제로 내세워 그 궁극적인 정점에 창조주가 있다는 식이지요. 불교는 초절대신 자체를 인정하지도 않을 뿐더러 성주괴공하는 우주 생성원리를 연기법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주 다른데, 이 세상 만물은 모두 인연에 따라 만들어지고 소멸되는 것으로 불변하는 고유의 존재성이 없다는 것이지요.

여러 다른 종교들도 각기 특색이 있고 논지가 다를 수 있습니다만, 한 가지 모든 종교는 다 사람들에 의해 창조되어 왔고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에 큰 해악을 끼쳤던 때도 참 많았음을 지난 인류의 역사가 말해 주고 있잖습니까?

현대에 와서, 어떤 종교인 식자 한분이 말하기를 “종교는 뱀이다. 뱀도 보통 뱀이 아닌 독사중의 독사로서 물리면 바로 죽을 수도 있는 뱀이다.”라고 했다는데 저도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뱀을 잡을 때는 어디를 잡아야 합니까? 꼬리나 허리를 잡으면 되레 물립니다. 머리를 잡아야 합니다. 저마다 최고라 믿고 받드는 세상의 종교는 다 마찬가지죠.

현실의 토대 위에서 나와 가족, 이웃들 국가, 온 세상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 기도도 좋고 수행도 좋지만 주변의 지탄을 받는 등 나의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고서는 모두가 공염불 아닌지요? 따라서 나란 참된 신앙인으로서 제대로 된 종교관이 무엇보다 먼저 확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중국의 마조스님께서 좌선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 남악 회양스님께서 지나치다 보시고 ‘앉아서 좌선만 한다고 부처가 될 수 있느냐’며 마조스님을 크게 질책하신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수레가 가지 않을 때 소를 때리지 않고 수레를 때리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그건 바로 뱀의 허리나 꼬리를 잡는 격이 될 테니까요. 그러다간 되레 물리고 말 겁니다. 뱀의 머리를 잡지 못한다면 말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 뱀의 머리를 바로 틀어쥘 수 있을까요? 뱀의 머리란 바로 내 안에서 꿈틀대는 온갖 욕망과 집착과 분별이라고 봅니다. 아니 그걸로 똘똘 뭉친 ‘나의 마음’이겠죠. 이 마음을 다잡아 부수고 녹이고 밝힐 때 비로소 뱀의 머리를 제대로 틀어쥘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맹독을 지닌 뱀의 머리를 틀어잡으면 나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약이 되지만 뱀의 허리나 꼬리를 잡으면 나의 생명도 죽이고 세상에도 해악을 끼치는 독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세계는 그야말로 지구촌이라는 한 울타리로 변모되어 가는 중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이토록 역사의 흐름이 열린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으므로 너의 종교다, 나의 종교다 하며 마음을 닫을 게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지구촌의 수많은 이웃과 다양성을 서로 수용하여 다함께 공존공영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즉, 바로 나와 이웃과 세상 전체의 평화와 밝은 미래를 위해 대승적인 열린 마음으로 보다 더 건실하고도 균형 잡힌 종교관을 갖추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끔씩 스스로를 비추어보며 뱀의 머리를 제대로 틀어잡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겠습니다.

내가 잡고 있는 신앙, 종교는 뱀의 어느 부위일까? 뱀의 꼬리인가, 허리인가, 머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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