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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과 마음의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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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8-08-09 17:43 조회2,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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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과 마음의 평안

이미현_출판인

 
 
 
문:수행을 하면 어떤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고 늘 마음이 평안할 수 있는지요?
 

답:물론 그렇습니다. 불교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해탈열반이지만 이는 씨앗을 심어서 조건이 성숙되었을 때 열매가 맺히는 이치와 같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좋은 씨앗을 심고 잘 가꾸어나가는 것이 바로 일상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득도 후 오랜 세월 부처님이 설하신 말씀을 일러 ‘안심법문(安心法門)’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불법을 알게 되면 언제나 마음의 평화를 누려야 마땅한데 수행을 한다고 하면서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주위의 경계에 따라 울고 웃기 일쑤입니다.

이는 우리 마음 안에 어리석음과 욕심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무명과 갈애가 원인이 되어 행위가 이루어지고, 그 업이 자꾸 쌓여 다음 생을 받는 씨앗이 된다는 것이 부처님 연기의 가르침입니다. 이런 근원적인 이치를 잘 이해하는 지혜수행을 꾸준히 할 때 비로소 몸과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집니다. 수행의 결과로 생긴 지혜는 자신의 선업이 되며 소중한 자산입니다. 살아가면서 탐진치의 자산을 줄이고 지혜의 자산을 늘리는 일, 이것이 수행입니다.

일상에서의 불안은 대개 자신 안의 탐진치가 외부의 경계와 부딪혔을 때 발생합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누가 맞고 누가 틀렸다 하는 ‘시비분별의 마음’, 또 누가 어떻게 해주면 좋을 텐데 하는 ‘바라는 마음’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바로 불안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므로 무엇보다 먼저 해결해야 하는 곳은 자기 자신입니다. 남에게는 해결방법이 없습니다.

사실 이치적으로 이렇게 알고 있음에도 일상에서는 고통스러운 순간이 자주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안정되려면 이 세상의 모든 일은 다 그럴 만한 원인이 있어서 생긴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며 시비하는 마음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그렇게 감정의 색안경이 벗겨져야 지혜가 생기고 모두에게 이익 되는 행동이 나옵니다.

이렇게 말로는 쉽지만 정작 자신의 욕망과 성냄 때문에 잘 되지 않지요. 거기에다 상대에 대한 괘씸한 마음이 보태지면 안정은 더욱 멀어집니다. 이럴 때는 자신의 불안과 그 원인을 알아채고 그냥 흘러가게 두십시오. 흙탕물은 가만 두면 저절로 가라앉습니다. 마음이 안정되면 현재의 의문점에 대한 지혜가 열리니 초조해 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한 박자 쉬는 것이 더 빠른 해결을 갖고 오기도 합니다.

결국 수행은 현재의 상황을 욕심이나 성냄에 의해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며 새로운 집착을 일으키지 않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집착을 하지 않는 편안한 마음으로 행위를 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행위가 되고, 그 행위로 인한 결과에는 괴로움이나 불안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수행은 괴로움을 인위적으로 없애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괴로움을 이겨나가는 지혜를 기르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수행을 해서 지혜를 길러놓아야만 이생에서 자신이 행복하고 남도 도울 수 있고, 그래서 나와 남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나아가 다음 생에서는 더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씨앗이 심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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