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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걷는 진흙소로 거듭 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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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02-22 16:15 조회2,7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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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걷는 진흙소로 거듭나렵니다”

 

                                                                                                취재 정리·여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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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창근  제7기 법우회 회장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 위로는 법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하는 일입니다.”

제7기 법우회 곽창근(영창한의원장)회장은 다소 수줍은 목소리로 말문을 연다.

확 트인 전망 속으로 아름다운 강변이 그림처럼 펼쳐진 전경을 보유한 봉화읍의 영창한의원. 토요일 오후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진료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병원 안은 훈훈하고 따스한 공기가 감돌고 있다. 찾아오는 환자들 대부분이 연로한 어르신들이라 그분들을 위한 곽창근 회장의 넉넉한 마음의 배려에서이다.

법우회는 봉화지역 불자들을 이끌고 있는 불교신행단체로 명성이 높다. 구성 회원들의 원찰은 각각 다르지만, 2001년 창립 이래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행을 실천함에 있어서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진 신행단체이다. 그러한 단체의 회장직을 6기에 이어 7기 회장에 재임하는 곽창근 회장의 포부는 대단하다.

곽창근 회장은 코흘리개 어린 시절, 할머니의 손을 잡고 갔던 절에서 부처님과의 지고지순한 인연이 시작됐다고 불연을 회고 한다. 그 후 학창시절엔 사찰 관람이라는 명목으로 별다른 의미없이 부처님을 친견하곤 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부처님과의 인연이 스치듯 지나갔지만, 종립학교인 동국대학교를 거치면서 부처님과의 깊은 인연을 실감하게 됐다.

“대학시절 불교 동아리 심우회(수덕사 혜암 스님이 내려준 이름) 활동을 하면서 역대 조사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기도 하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근본교리를 배우며 선불교에 다가서 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후배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며 그 명맥을 찬란히 꽃피우고 있습니다. 사회인이 되어 봉화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뒤 무여 큰스님과 고우 큰스님을 비롯한 많은 선지식을 뵐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큰 영광을 누리는 가운데 부처님 법의 향기를 체득하면서 아름다운 삶을 이어갈 수 있음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곽 회장은 법우회의 창립동기와 취지를 묻는 질문에, “위로는 부처님의 진리를 배우고 (상구보리), 아래로는 행을 실천하여 중생들과 더불어 회향하자(하화중생)는 것이 취지와 동기입니다.” 고 말한다.

봉화 지역 불자들이 하나하나 뜻을 모아 결성한 법우회는 각자가 다니는 원찰만을 고집하는 좁은 생각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순수한 불자들이 모여 만든 신행단체이다. 그러한 만큼 법우회의 활동 폭도 넓었다. 봉화 지역 사찰에서 법회와 행사가 있을 때 마다 명실공히 ‘법우회’라는 불교신행단체로서 당당히 참여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에는 축서사 계법 스님을 지도법사로 모시고 정기적인 법회를 보다가, 이듬해부터는 각 사찰을 방문하는 형식의 정기적인 법회를 갖게 되었다. 특히 창립 1주년이 되던 해에는 고우 스님과 지역 대덕스님들을 모시고 관음사에서 1주년 기념법회를 여법하게 봉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법우회는 종교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대내외적인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크고 작은 지역 행사에 꾸준히 참여,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또 종교를 초월한 타종교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천주교와의 친선 체육대회, 대구 지하철 참사와 청량산 버스 사고 합동 천도재 봉행 등 다양한 행사를 법우회라는 이름으로 일구어 나갔다. 회원들의 단합과 보리행원의 실천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제7대 회장에 연임하게 된 곽창근 회장은 “역대 회장님들의 노고와 열정으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부족한 제가 회장직을 맡게 되었지만, 역대 회장님과 회원들의 뜻을 이어받아 아름다운 발전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며 겸손의 말을 전한다.

“한 해 동안 기억에 남는 일들은 기초교리강좌를 들으며 부처님의 말씀에 대한 고찰의 시간을 가졌던 일, 혜산 스님 지도하에 밤새워 내면세계를 돌아 본 축서사에서의 일일출가, 봉정암 성지순례를 통해 부처님께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일들이 새롭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곽 회장에게 회원들과 함께 힘든 여정을 극복하는 힘을, 자신을 낮추는 하심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법의 성품에 젖어드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안으로는 더욱 열심히 부처님의 진리를 배우고 익히며, 밖으로는 성지순례, 헌공법회, 불교 유적지 탐방 등을 통해 신심을 더욱 고취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회원 간의 단합과 화합을 최우선에 둘 것입니다. 함께하는 동안 서로에게 충실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더욱 번창한 법우회가 될 것입니다.”

곽 회장이 밝히는 앞으로의 계획은 계속 이어진다.

“2008년에는 기후 스님을 증명법사로 모시고 새로운 도약을 해보고자 합니다. 나아가 소외계층을 찾아가 함께하는 봉사 활동을 펼칠 생각입니다. 또한 하심과 보시, 인욕을 실천하며 지혜의 고양에 힘쓰고자 합니다.”

다복한 인연이 있기에 이 땅에 와서 부처님을 만나고,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살아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곽 회장. “구멍 없는 피리소리 듣고, 물위를 걷는 진흙소로 거듭날 때까지 일로도진 하고자 한다.”며 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굳게 다짐하는 곽 회장의 얼굴에 필설로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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