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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지난 겁의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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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거도응화상법어 작성일07-02-25 21:53 조회2,6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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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지난 겁의 일입니까?

선사께서 상당(上堂)할 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저 출가한 사람은 다만 자기의 분수에서 결택할지언정 절대로 분수 밖에서 찾지 말지니라. 여기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행리(行李)하여야 되겠는가?
몸에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하고 입에는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말을 하여야 되겠는가? 몸에는 값진 옷을 입었으니 모름지기 높은 일을 차지하여야 되는데, 그대들은 천리만리 밖에서 행각하여 여기까지 온 것은 무엇을 위함이었는가? 다시 여기에서도 그럭저럭 지내면 기필코 얻지 못하리라.

사소한 인연으로 큰일을 그르치지 말라. 큰일을 끝내지 못했거든 밤낮으로 원인을 닦음이 옳다. 그러므로 일찍이 말하기를 “마치 거룩한 어른을 대하듯 조심조심하라.” 한 적이 있느니라. 결택할 때엔 얇은 얼음을 밟듯이 조심스럽고 부지런히 지극한 도를 구하되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하여야 하거늘 다시 무슨 여가가 있겠는가. 마치 불길이 몸을 핍박하는 것 같으니 모름지기 모든 일을 버리고 모름지기 그 속에 뛰어들어 말끔히 취하되 일마다에 모름지기 미쳐야 하고 물건마다에 모름지기 통해야 한다. 만일 털끝만치라도 다하지 못함이 있으면 침몰을 당할 것이어늘 하물며 어찌 많은 길이랴.

그대들이 한 걸음 자칫 실수하면 곧 한 걸음 돌이켜야 한다. 만일 한 걸음 돌이키지 못하면 아득하게 여러 겁이 될 것이다. 이는 생을 지나게 되며 겁을 지나게 되는 것이다. 천생 만생의 일이 단지 하나의 방향에 달렸으니 만일 이 소식을 알지 못하면 만겁 천생에 우둔함에 정착하리라.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지난 겁의 일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지금에 있을 뿐이니라.”
“지금이란 어떤 것입니까?”
“지난 겁이 있는 일을 보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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