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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및지난호

신심명(信沁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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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여 큰스님 작성일06-01-23 14:57 조회2,656회 댓글0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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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일체불유 무가기억


一切不留
無可記億


58.
허명자조 불로심력


虛明自照
不勞心力


59.
비사량처 식정난측


非思量處
識情難測


60.
진여법계 무타무자


眞如法界
無他無自


61.
요급상응 유언불이


要急相應
唯言不二


62.
불이개동 무불포용


不二皆同
無不包容


63.
시방지자 개입차종


十方智者
皆入此宗


64.
종비촉연 일념만년


宗非促延
一念萬年


..............................................................................................................................................


57. 一切不留하며 無可記億이로다


일체가
머물지 아니하여


기억할
아무것도 없도다


여기서는 진여자성이
현전해 있기 때문에 믿음이 곧고 바릅니다. 이 경지에서는 일체가 머물
수 없고, 머물게 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기억할래야 할 수도
없고, 기억할 필요도 없습니다. 거기에는 부처라는 말도 맞지 않고 조사도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는데 무슨 기억을 할 수 있겠습니까?


58. 虛明自照하여 不勞心力이라


허허로이
밝아 스스로 비추나니


애써
마음 쓸 일 아니로다


마음은 본래부터 어둠이
없고 밝은 것이며, 허공처럼 막힘 없이 툭 트였습니다. 그것은 본래부터
갖춰진 광명光明으로 온갖 것을 다 비춰보입니다.그 마음은 거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거울에 묻은 때나 먼지를 없애고 깨끗이 닦으면 거울 앞에
있는 크고 작은 모든 물체가 비춰집니다. 우리 마음도 고요해져서 맑고
밝아지면 모든 사물은 스스로 환히 비칠 수 있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보고, 저절로 알고, 저절로 비출 수 있습니다.
마음은 능소能所가 없기 때문입니다.


59. 非思量處라 識情이
難測이라


생각으로
헤아릴 곳 아님이라


의식과
망정으로 측량키 어렵도다


정情이란 남을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감정을 말합니다. 식識은
육근六根이 느끼는 육식六識이며, 경계를 따라 알음알이를 내는 것입니다.


지극한 도는 생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아무리 따져 보고 생각해 보아도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곳은 사량심이 미치지 못하는 자리이며,
생각과 말과 글이 모두 끊어진 자리입니다. 그래서 그 양과 모양을 헤아릴
수 없고 형상지워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보통 중생의 사량은
거친 사량이라고 하고 성인의 사량은 제8 아뢰야식 미세사량이라 하는데,
거친 사량이든 미세사량이든 사량으로는 대도大道를 알 수 없습니다.
십지보살十地菩薩, 등각等覺의 성인도 허허로이 밖에 스스로 비추는
무상대도無上大道는 알 수 없고, 구경각究境覺을 성취한 묘각妙覺만이
그러한 지극한 도를 알 수 있습니다.


60. 眞如法界엔 無他無自라


바로
깨친 진여의 법계엔


남도
없고 나도 없도다


여기서부터는 신심명의
총결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체의 색정이 끊어지고 사량분별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진여법계眞如法界가 나타납니다. 진여법계란 일심법계一心法界를
말하는 것으로 그것을 견성見性이라고 합니다. 그 진여법계는 나다 남이다
하는 상대를 초월하여 양면을 완전히 떠난 것입니다.


우리의 현실이란 상대로
되어 있는데, 그 현상계를 이탈하여 진여법계, 일심법계의 자성自性을
보게 되며, 그곳은 나도 없고 남도 없는 절대경지입니다.


61. 要急相應하면 唯言不二로다


재빨리
상응코자 하거든



아님을 말할 뿐이로다


재빨리 진리에 계합하고자
하면 둘이 있다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도에는 나와 남이
없고, 있음과 없음도 없고, 중생과 부처도 없는 경지입니다. 그 경지에서는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있음과 없음도 둘이 아니며, 중생과 부처도
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62. 不二가 皆同하여
無不包容하니



아님은 모두가 같아서


포용하지
않음이 없나니


대립되어 서로 통하지
못하는 상대세계를 초월하고, 절대세계에 들어가면 모든 상대를 극복하여
융합해 버린다는 것입니다.나와 남이 없다 하니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빈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나와 남이 없을 뿐입니다. 따라서 남이 곧
나이고, 내가 곧 남으로서 나와 남이 하나로 통하는 절대법계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마음이 둘이
아닌 경지에 들어서면 모두가 하나가 됩니다. 모든 것이 나의 마음에
포용되었으면서도 하나라는 숫자와 형상을 표현하여 내세울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나의 품에 들어와 있으며, 있는 그대로 나의 마음 속에 포용됩니다.


그러니 억지로 내 것이라고
끌어들이려고 하면 오히려 그것들은 어디론지 달아나버리고 포용되지
않습니다. 가만히 두면 모든 것이 곧 나이고, 내가 곧 모든 것이어서
둘이 아닌 것이 됩니다.이러한 세계가 참으로 진여법계라는 의미입니다.
이 세계는 일체 만물이 원융하고 탕탕자재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용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63. 十方智者가 皆入此宗이니라


시방의
지혜로운 이들은



종취로 들어오나니


시방十方이란 동서남북의
사방과 네 간방間方에 상하를 합친 열 가지 방위, 즉 공간 세계를 지칭하는
불교 대명사입니다.시방세계의 모든 지혜로운 이들(불보살)이 다 이
종취로 귀일하게 됩니다. 이 종취는 바로 진여자성 즉 근본당처입니다.


모든 있음과 없음의
차별세계를 떠나면 절대세계인 둘 아닌 불이不二의 세계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종취에 들어간다는 것은 둘 아닌 세계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대립을 버리면 모든 것이 융합한 세계에 들어가는데 그곳이
둘 아닌 세계, 진여의 세계입니다.


64. 宗非促延이니 一念萬年이요


종취란
짧거나 긴 것이 아니니



생각이 만년이요


이 진여법계의 종취는
시간적으로 짧거나 길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한 생각이 만년이며 만년이
한 생각입니다. 한 생각 이대로가 무량겁無量劫이며, 무량겁 이대로가
한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즉 짧은 것이 긴 것이고, 긴 것이 짧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이
끊어진 데서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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