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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및지난호

깨달음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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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 계 숙 - 작성일06-01-21 17:17 조회3,5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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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서사와 만나던 날.


첫눈에 들어온 우람한
문수산, 나무와 모래 바람, 계속해서 나오는 감탄사를 뒤로 하고 축서사의
아담한 법당(보광전)에서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이렇게 아담한 법당은
처음이었다.


이 얼마나 정감있는
도량인가? 타성에 젖은 눈으로 바라 볼 수 없었던 자연의 신비가 언뜻
모든 것을 지워버린 맨 얼굴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 너무 자만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낮추어 살라 함인가...!!


축서사와의 만남으로
그 만나기 어렵다는 불법과 만남의 귀한 인연이 되었고,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기초 교리공부를 하기 위해 수강 신청하는 것으로 나의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분주하게 저녁 준비를
끝내고 부푼 가슴을 안고 불교기초 과정에 강의을 듣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봉화 예다원에 다다르면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불자들과 하나라도
배우려고 스님을 기다리는 우리 초발심 불자들의 눈망울이 정겹게 느껴졌다.


강의 시간에 초심자들이
특별한 지식이나 가르침 없이 쉽게 할 수 있는 수행법, 천수경, 예절,
예불문 등을 배웠다. 스산한 가을 바람도 우리들의 초발심 앞에서는
기쁨을 주는 것 같았다.


학교를 졸업한 후 처음으로
공부와 시험을 접하게 되어 설레임과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스님의
자상하신 설명으로 쉽게 할 수 있었고 배운 것을 실천하는데 거리낌
없었다. 그러나 시험 결과는 나의 불심을 실험한 듯 스님의 성의에 보답이
되지 못하고 92점에 불과했다. 스님을 뵐 면목이 없어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무지에서
비 오면 비오는 대로 설레이며, 눈 오면 마음이 풍요로와 배움에 좋았다.
또, 보통 방생 때 갔던 사찰 순례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남해 보리암으로
간 성지 순례에서 숭고함도 맛보았다.


Sogammun-1.jpg


관광 명소라 시끄럽고
어수선함 속에서도 스님의 흐트러짐 없는 한결같은 자태(보리암 법당에서의
기도)에 나의 불심이 또 한번 흔들렸다. 오고 가는 동안의 차 안에서
들려주시던 스님의 법문은 나를 더욱 더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고,
불명 소개 등으로 서로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또한 1년간의 일정을
마무리 하는 철야정진기도는 축서사 대웅전 법당에서 행해졌으며,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축서사불교교양대학에서 과연 무엇을 배우고 체험하고
깨달았는지 스스로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철야정진 중에 예불대참회문을
반복적으로 3회(절 삼백번 이상)를 했고, 석가모니불 염불 중에는 졸려서
혀가 꼬여 선간모니불로 발음되어졌다. 다리가 후들거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고 졸음은 나를 엄습해오고, 사정없이 양볼을 꼬집어
보건만.. 아..!! 빨리 끝났으면 빨리 끝났으면...


이런 내 마음을 스님이
아셨을까..? 스님께서는 나눔의 시간을 주셨으니... 슬픈 생각, 기쁜
생각, 어릴적의 생각들 내면의 모든 것들... 돌이켜 보니 무언가 끝없이
집착했던 나의 모습들이 하나 둘씩 떠올랐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그 소리에 듣는 마음에게 묻고 마음이 항상 진실로 향해 있는 사람에게는
깨우침의 빛이 늘 피어나는 것. 편안한 그 마음이 기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모습 보다도 한결 익숙해진 자세로 가좌부를 틀고 앉은 우리 초발심자들의
모습에서 처음보다 단단한 불심을 느낄수 있었다.


이번 불교교양대학
1기생 참가자들은 축서사의 철야정진 체험을 통해 우리 불교를 새롭게
인식하고, 그 속에 예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불교 세계를 접하면서
숨겨졌던 자신의 진면목을 한복판으로 드러내는 깨달음의 시간으로 간직될
것이다.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에 감사히 생각하며 그 기본의 가르침대로 살기를 주저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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