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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지새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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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6-01-22 21:26 조회3,2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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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지새운 밤


--정진방 일기장에
올라온 법운님의 정진일기--



어제 저녁 책을 읽고
나서 1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은 어디론가 달아나
버리고 시계소리만 째깍 째깍 들려온다.


그렇게 뜬눈 으로 밤을
새고 나니 4시45분.


창 밖이 밝아온다,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일어나서 찬물세안하고 정전 준비에
들어갔다,


부처님 전에 간절히
108배를 시작했다, 잠은 못 잤지만 몸은 가뿐하고 정신 또한 맑았다,


그런데 갑자기 코끝으로
진한 냄새가 강하게 스쳐간다.


촛불 타는 냄새였다.


계속해서 절을 했는데
다시한번 강하게 스쳐간다.


분명히 뭔가가 타는
냄새여서 108배 마치고 창문을 열어 보았다.


밖에서 이새벽에 누가
뭔가를 태우나 싶었는데 아무런 흔적도 냄새도 없었다.


108배를 마치고 염불정근에
바로 들어갔다.


여전히 정신은맑고
숨도 고르고 힘들지 않게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정근 중에 앗! 하고
생각이 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설거지 하거나, 청소할 때 또는 아이들 돌봐주고 있을 때마다


가끔씩 은은한 향 냄새같은
게 내 몸에서 나고 있음을 알았다 . 혹시나 했는데...


이 도선사 석불전에
앉아. 기도하고 있는데 바람결에 실려서 똑같은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어..이 냄새였구나,
많은 신도분들이 향을 피우고 촛불을 켜는지라 금새 알 수가 있었다.


50분쯤 정근을 하고
나니 작은 아이가 일어나 우유를 먹이는데


또 한번 촛불 타는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왜 이런 냄새가 날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향 냄새가 났었을 때는 기도때마다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하고 축원을 했었다.


그리고 백일정진 들어가면서부터는
"나의 모든 죄와 남편과 자식들, 부모형제,


그리고 이세상 모든
중생의 죄를 다 태워 버리고 녹여 버려 주소서" 하고 발원을 했다.


워낙에 성격이 예민한
지라 조그마한 변화도 쉽게 감지를 한다 .


무덤덤한 남편이 들으면
또 헛소리한다고 하겠지.


이 글을 읽은 법우님들도
그런 생각 하시겠지만 난 그렇게 믿고 싶다... 죄가 타서 녹는
중이 라고...


촛불이 타면 녹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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