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에서 별을 가슴에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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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영희 작성일06-01-23 10:13 조회3,169회 댓글0건본문
5시. 신랑이 축서사로 출발하자고 한다. 너무 반가운 소리다. TV에서 영화를 열심히 보고 있는 아이들을 재촉한다. 빨리 출발하자고 . . . 이미 배낭에 신랑 몰래 축서사에 가서 아이들이랑 신랑이 읽을 책을 준비해 두었다. 혹시 신랑이 축서사에 머무를 것을 기대하면서 . . . 오늘은 말없이 함께 동행해줌에 고마움과 행복함으로 축서사를 향하는 마음 설레인다. 아이들도 별말없이 함께 하는데 무엇인가 뚱하는 모습이다. 토.일요일 컴을 두 시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을 갖지 못하므로 . . 봉화에 들어서니 낮익은 길이다. 둥근식당에 들어가 콩국수를 먹고, 풀마트에 들어가 빵이랑 과일을 준비하고,봉화 은어축제 포스터를 보면서 아이들은 봉화에 있을 때 참여한 축제를 떠올린다. 봉화는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곳으로 남아있나 보다. 비오면 비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오는 대로 안개끼면 안개끼는 대로 봄햇살이 가득하면 가득하는 대로축서사 가는 길은 행복하다. 8시 30분 축서사 주차장 도착하다. 평소보다 차들이 많다. 반가운 마음이다. 아이들은 차문을 열자마자 탄성을 자아낸다. 별들을 보면서 북극성, 북두칠성, 사자자리.... 작은 놈 두 손 모아 반배를 한다. 신랑도 싱긋이 웃는다 . 보광전 참배를 하고 대웅전으로 가서 삼배를 올렸다. 신랑은 보광전에 앉아 있었다. 아이들과 나는 대웅전 앞 뜰에서 손잡고 하늘의 별들을 헤며 . . . 추울만큼의 문수산 산바람이 불어 온다. 서로 기대며 멀리 소백산 자락을 내려다 본다. 불빛이 은은하게 밀려 온다. 행복함에 잠시 모든 것을 떨쳐 버린다. 대웅전에 정진방의 명순 법우님이 예불을 보고 있었다. 대웅전 앞뜰에서 세웅이네 가족과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 축서사에서 하루 머무르자고 얘기했더니만 아이들도 신랑도 안동집으로 가있을테니까 혼자서 기도하고 내일 데리러 오겠다고 한다. 늦은 시간에 혼자 보내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아 주차장에서 2시간만 기다려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겠단다. 작은놈과 함께 대중방에서 기도복으로 갈아입고 보광전으로 올라갔는데 . . .참선하시는 분들께 부시럭 부시럭하며 기도를 할 자신이 없어서 대웅전으로 왔는데 기도 끝나고 정리정돈을 끝낸 상태였다. 창환이랑 얼굴 맞대며 별 구경하는데 계진 스님이 오셨다.시원한 바람이 한줄기 지나간다. 창환이를 보면서 씩 웃으신다. 스님께 인사드리라 했더니 “안녕하세요?”하면서 몸이 이리 저리 막 구부려진다. 스님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대중방에 들어가 옷을 가지고, 정진방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안동으로 향했다. 오신 분들과 함께 모여서 많은 얘기를 들으며 배우면서 지내고 싶었는데 . . .주차장을 떠나는 순간부터 창환이랑 신나게 “관세음 보살 . . . ” 염송하며 안동으로 향했다. 아직은 공부를 하려면 멀었나 보다. 어두운 보광전에서 벽을 바라보고 참선을 하시는 법우님들을 보고 처음에는 무섭게 다가왔다. 삼배만 드리고 부리나케 보광전 문을 나섰다. 신랑은 시간이 흐르면 얼굴이 다 보이면서 괜찮았는데 한다. 무늬만 불자인 것 같다. 참선의 삼매에 빠진 법우님들을 뵈니까 갈길이 너무 멀고, 작아지는 자신을 느꼈다. 하지만 아기가 한 발자욱 한 발자욱 가듯이 그렇게 가다가 보면 그날이 오리라 믿는다! 그래도 축서사에 가면 행복해진다. 방학중에 혼자서 축서사의 향기를 마음껏 느끼고 가리라 마음먹으며, 정진방 식구들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본다! 또한 신랑이 보광전 부처님께 앉아 있었다는 것이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온다. 언젠가는 신랑이 먼저 “축서사 가자!”하는 날이 있기를 서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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